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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물고기 / 시, 이근대
그날 밤, 깊은 시각
구인사 법당앞 다리 위에서
나는 세수하듯 기도에 젖어 있었다
하늘에서 황금빛 가루가 천천히 뿌려졌고
나는 두 손을 박바가지처럼 오목하게 모았다
내 손 안에 꼬물꼬물 들어온 은빛 물고기 한 마리,
너무나 눈이 부시는 바람에
내가 활짝 핀 얼굴로 눈길을 잠깐 떼는 순간,
물고기는 다리 밑 물속으로 흘러가지 않고
푸드득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하늘로 훨훨 노랗게 올라 가버렸다
내 마음은 다리 밑 물처럼 출렁거렸고
달빛은 물 위로 고요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깨어나 보니
어머니께서 딴 세상으로 달아나셨다
-베스트셀러 괜찮아, 사랑이야에 수록, 이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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