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퍼온글] 수술 전야 — 박덕규
bibig00 | 추천 (0) | 조회 (58)

2024-04-19 08:04

입원하러 가기 전날 밤

갚아야 할 빚을 다 적어 놓아야겠다고

몰래 스마트폰 빛을 밝히며 책상 앞에 앉았다가

서랍에서 발견한

십 년 전 낙서.

그 시절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며

배를 움켜쥐고 쓴.

하느님,

제가 일 잘 하는 사람인 줄 알고

빨리 불러 일 시키실 작정을 하시면 곤란해요.

하느님,

아직 처리할 게 많아요.

제발 빚 좀 다 갚고 가게 해 주세요.

하느님, 아니 하나님이라도 좋아

제발 십 년만 더 살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