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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에게 남은 걱정이 있다면
사그랑이 몸뿐
꽃의 색깔이 잎과 같은 초록색인 천남성은
외할머니의 남은 것 중 몸에 가장 가깝지만
그 몸이 더 맑다
비 그친 하늘가에서 팔십 년을 보냈다면,
옆구리에 패일 찬샘처럼
잎이 변해 깔때기같이 길게 구부러진 초록 꽃잎은
이제 뻣뻣해지는 손이나 발이 생각해내는 젊은 살결처럼
저 피안에서나 다시 사용할 노잣돈처럼
숨은 노래를 다시 감추고 있다. 그 노래는
초록 꽃잎 안의 노란색 암술, 놀랍게도
꽃이름은 별의 이름, 알고 보면
잎이나 꽃이나 같은 초록인 것처럼
외할머니는 사십 년 전 내 어릴 적에도 할머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