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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소나무 — 조용미
bibig00 | 추천 (0) | 조회 (220)

2024-05-05 07:27

나무가 우레를 먹었다

​우레를 먹은 나무는 암자의 산신각 앞 바위 위에 외로 서 있다

​암자는 구름 위에 있다

​우레를 먹은 그 나무는 소나무다

​번개가 소나무를 휘감으며 내려쳤으나

​나무는 부러지는 대신

​번개를 삼켜버렸다

​칼자국이 지나간 검객의 얼굴처럼

​비스듬히

​소나무의 몸에 긴 흉터가 새겨졌다

​소나무는 흉터를 꽉 물고 있다

​흉터는 도망가지도 없어지지도 못한다

​흉터가 더 푸르다

​우레를 꿀꺽 삼켜 소화시켜버린 목울대가

​툭 불거져나와 구불구불한

​저 소나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