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고산지대에 핀 말나리꽃의 줄기다
빈집 절구독에 고인 빗물에 비치는 낮달이다
붙박이별을 이정표 삼아 비탈길을 가는 나귀 걸음걸이다
너는 무명천에 물들인 쪽빛이다
노인정 앞 평상에 내려앉은 후박나무 잎사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