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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는 밥이다
윤기 자르르한 고봉밥 고슬고슬 담아내던
화수분 같은 손끝
거침없는 손놀림으로 수풀을 헤치고 언 땅을 녹이며
꽃잎 같은 보드라운 입에 먹이 날라 물리었다
배꼽에 자루 달고 숨차게 벌판을 달려온 캥거루
탯줄 릴레이
질긴 생명줄이 날래게 달린다
새벽별 이고 나와 해종일 뛰다가
이제 바통을 넘기고 트랙 밖으로 나온 그녀
힘은 모두 소진되고 텅 빈 거죽으로 앉았다가 벌떡
일어선다
밥 묵었나, 밥을 묵어야제
밥을 묵고 가야제
원초의 소리가 자장가의 후렴처럼 끝없이 반복된다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에서
뜨거운 밥 냄새가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