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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오죽헌 배롱나무 — 이복순
bibig00 | 추천 (0) | 조회 (208)

2024-05-14 06:11

오죽헌 뜰 앞

육백 년을 머문 배롱나무

어미는 몸 낮추어 흙으로 돌아갔다는데

생명 줄 하나 싹을 틔워

어미의 세월을 살고 있다

 

어머니의 어머니를 찾아서 떠나면

수미산을 몇 바퀴 쯤 돌아야

본래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오죽헌 밤하늘에 뜬 별들만큼이나 많았을

내 어머니의 시간들을 살고 있는 나

허상 하나 만들어 놓고 돌고도는구나

 

배롱나무 밑동에 뻗은 실가지

너인 듯 나인 듯

어미에 어미로

또 육백 년을 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