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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알은 체해 주면 어때서 나 여기 살아 이토록 쓸쓸히
눈부시잖냐고 낮은 뜨락 환하게 꽃등 심지 돋우어도
키 큰 나무 잎사귀에 누워 거드름만 피우고,
내민 입술에 싱거운 바람만 얹어놓는 햇살이여.
그리운 눈길로 쫓아가면 마알간 물 수제비 하나 톡 떠 주고.
유월 지친 짝사랑에 눈 한번 맞추이면 화들짝 까무러치며
나는 꽃이 되곤 했지요.
강산이 세 번씩 옮겨 앉도록 곁눈질 못 배운 어리석음
부디 오셔서 오래오래 비웃어 주지 않으시련지.
키 작은 내 주소에 이름 매겨 주시면 열 손톱 아래 먹물로
문패 새겨 두렸더니, 벼랑 되짚어 오는 꿈길엔 별들만 차례로 지워지더군요.
아, 나도 한번쯤 일어서고 싶지만 너무 오래 꿇어앉아 있었나 봅니다.
이제 남은 기다림에 저린 발을 뻗고 눈곱만한 연분으로 야물겠습니다.
그리고 목발은 문밖에 내다놓겠습니다.
비록 앉은뱅이의 짝사랑이었지만 당찬 내 눈빛 허물어질까 두려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