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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길 - 윤동주
글루미이당 | 추천 (0) | 조회 (215)

2024-06-02 02:55

        길 - 詩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을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