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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고 조이고 기름치자의
정비공장 담장에 장미가 피어 있다
가시로 기둥을 죄고 있다
지난 밤
몇 잔 소주에 눈 풀려진 정비공 하나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
자동차 하체가 내려놓은
정오의 골목을 돌아 밥집에 앉아 있다
수저로 입을 죄고 국물로 목을 풀고 있다
냅킨으로 어물쩡 입을 닦고
돌아오는 길 위에 튕겨져 나온 나사 하나
발로 걷어차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느슨하게 조여져 있다니
태양이 풀어놓은 한낮을 점검하고
머리 헝큰 아내의 달이
저녁을 죄고 있는 퇴근 무렵
길 건너 불야성의 네온빛에 서성이는
마음은 더욱 헐겁다
세상을 한 바퀴 다 돌아도
언제나 한 발자국 비켜서는 생
조여진 너트가 풀려지듯 정문을 나서다
장미 꽃잎에 코를 박고 향기를 흠흠거리는 순간
누구인가?
몽키도 스패너도 없이
나를 죄었다 풀었다 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