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퍼온글] 시(詩)를 찾아서 ― 정희성
bibig00 | 추천 (0) | 조회 (210)

2024-06-19 12:27

말이 곧 절이라는 뜻일까

말씀으로 절을 짓는다는 뜻일까

지금까지 시를 써 오면서 시가 무엇인지

시로써 무엇을 이룰지

깊이 생각해볼 틈도 없이

헤매어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엔

절 없이 절터만 남아 있고

강원도 어성전 명주사에는

절은 있어도 시는 보이지 않았다.

한여름 뜨락에 발돋움한 상사화

꽃대궁만 있고 잎은 보이지 않았다

한 줄기에 나서도

잎이 꽃을 만나지 못하고

꽃이 잎을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

아마도 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인 게라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마음인 게라고

끝없이 저자 거리 걷고 있을 우바이

그 고운 사람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