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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추천사(鞦韆詞) ― 서정주
bibig00 | 추천 (0) | 조회 (258)

2024-06-20 11:56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 새끼, 꾀고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 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려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려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려 올려 다오.

향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