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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수유리(水踰里)에서 ― 이 열(李 烈)
bibig00 | 추천 (0) | 조회 (233)

2024-06-24 09:43

산책은 수유리가 좋다.

북한연봉(北漢連峰)을 바라고 멈추면 정상(頂上)은

겨울을 독점하고, 서슬이 돋은 능선(稜線)은

현기증이 난다.

 

백운대(白雲臺)는 헐벗은 몸을

잠결에 드러내고

 

고독은 건강한

습성.

 

오랜 병 끝에

허탈한 심사로

산을 바라면

겹겹이 물결치는 산냄새. 훨훨 춤추는 산

그림자.

나부끼는 하늘 자락. 수유리는 아직 산이

있어서

풍유하고

 

북한연봉(北漢連峰)은 수유리에서

시름을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