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수유리가 좋다.
북한연봉(北漢連峰)을 바라고 멈추면 정상(頂上)은
겨울을 독점하고, 서슬이 돋은 능선(稜線)은
현기증이 난다.
백운대(白雲臺)는 헐벗은 몸을
잠결에 드러내고
고독은 건강한
습성.
오랜 병 끝에
허탈한 심사로
산을 바라면
겹겹이 물결치는 산냄새. 훨훨 춤추는 산
그림자.
나부끼는 하늘 자락. 수유리는 아직 산이
있어서
풍유하고
북한연봉(北漢連峰)은 수유리에서
시름을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