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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아내의 봄비 ― 김해화
bibig00 | 추천 (0) | 조회 (241)

2024-06-26 09:01

순천 웃장 파장 무렵 봄비 내렸습니다.

우산 들고 싼거리 하러 간 아내 따라 갔는데

파장 바닥 한 바퀴 휘돌아

생선 오천 원 조갯살 오천 원

도사리 배추 천 원

장짐 내게 들리고 뒤따라오던 아내

앞서 가다보니 따라오지 않습니다

 

시장 벗어나 버스 정류장 지나쳐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비닐 조각 뒤집어 쓴 할머니

몇 걸음 지나쳐서 돌아보고 서 있던 아내

손짓해 나를 부릅니다

냉이 감자 한 바구니씩

이천 원에 떨이미 해가시오 아줌씨

할머니 전부 담아주세요

빗방울 맺힌 냉이가 너무 싱그러운데

봄비 값까지 이천 원이면 너무 싸네요

마다하는 할머니 손에 삼천 원 꼭꼭 쥐어주는 아내

 

횡단보도 건너와 돌아보았더니

꾸부정한 허리로 할머니

아직도 아내를 바라보고 서있습니다

 

꽃 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