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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세월이 가면 ― 박인환
bibig00 | 추천 (0) | 조회 (236)

2024-07-01 12:28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