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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빨래를 널며 - 김성만
bibig00 | 추천 (0) | 조회 (178)

2024-07-05 11:48

아내가

세탁기를 돌려놓고 나가며

빨래 좀 널어주세요

 

한참이 지난 후

아 그렇지

빨래를 널어달라 했지

가득한 빨래를 꺼내고 툭툭 털어 빨래를 넌다

아이들 옷이 거의 다이고

내 옷 몇 개와 작게 뭉치어 있는 속옷들

하나하나 별 정성 들이지 않으며

그냥 생각 없이 빨래를 넌다

 

거의 다 널었을 무렵 제일 작은 한줌도 안되는 속옷들

후후 아이들 팬티 몇 개와 아내 팬티 몇장

어찌 아이들 팬티보다 아내 팬티가 더 작은지

난 신기해 한참 펼치고 있다

 

이 작은 것이 아내의 큼지막한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참 훌륭하다

이 얇디얇은 것이 아내에게 따스한 온기를 주는가보다

참 부드러웠다

이 작은 것이 아내를 감싸고 있는데

이 커다란 사람은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

이 작은 것이 온기를 주는데

이 사람은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있으니

 

때론 이 작은 팬티만도 못한 나의 사랑도 사랑이라고

무뚝뚝한 표현으로 하루를 털고 그냥 잠자리에 들고

술 한 잔으로 또 밤을 이기려 드는 나

오늘은 이 작은 속옷만큼이나마 아내를 감싸 안아주어야겠다

아내 속옷을 소중히 펼치고

가지런히 빨래를 넌다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