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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고 갑니
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갑니다. 가서는 오지 않아도 좋을 일방통
행의 외길, 당신을 향해서만 가고 있는 지하철을 타고 아무도 내리지 않는 숨을 역으로 작
은 불빛 비추며 나는 갑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더욱 여린 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