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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
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
실범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 주고 싶다.
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
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 해.
우리는 풀밭메 앉아있다.
산 너머로 뒤늦게 날아온 한 떼의 오리들이
붉게 물든 날개를 호수에 처박았다.
들풀보다 낮게 흔들리는 그녀의 맨발,
두 다리를 맞부딪히면
새처럼 날아갈 것 같기만 한.
해가 지는 속도보다 빨리
어둠이 깔리는 풀밭.
벗은 맨발을 하늘에 띄우고 흔들리른 흰 풀꽃들,
나는 가만히 어둠속에서 날개를 퍼득여
오리처럼 한번 날아보고 싶다.
뒤뚱거리며 쫓아가는 못난 오리,
오래 전메
나는 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