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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는
아홉 컬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컬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 문 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 문 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과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 문 반( 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 문 반(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