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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하지 ― 박현수
bibig00 | 추천 (0) | 조회 (187)

2024-08-05 08:30

해가 가장 길게 혀를 빼어

지상을 오래 핥는 날

상처에 닿을 때마다 붉어지는 혓바늘

하염없이 핥아주는 것밖에

해줄 것이 없는

늙은 암캐의 혓바닥처럼

서러운 온기에

온 머리가 젖어 꿈이 맑아진 풀잎들

치유는 핥을 수 있는

따스한 거리에 있어

핥을 수 없는 곳마다 덧나는 상처들

혓바닥이 지난 곳마다

매미가 자라고

사슴의 뿔이 떨어진다

사람의 눈동자가

지상에서

가장 먼 곳에 올라 맑게 씻기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