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퍼온글] 오랑캐꽃 ― 이용악
bibig00 | 추천 (0) | 조회 (214)

2024-08-18 15:50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태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띠집도 버리고 강건너로 쫓겨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 년이 몇 백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께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