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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탱자나무 ― 김주애
bibig00 | 추천 (0) | 조회 (199)

2024-09-11 08:53

촘촘하게 가시를 품고

지나가는 바람도 걸러낼 것처럼

빈틈도 없어 보이는 탱자나무 속

참새 떼가 날아든다

그렇게 독하게 들이밀던 가시는 다 어디가고

저 느슨함이라니

제 집인 듯 폴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저 날개 좀 봐

짹짹거리는 소리 가시 끝에 매달고

감히 손도 뻗지 못하게 감싸안는다

아무도 도망가지 못하게 독을 품은

벽인가 했더니

저렇게 쉴 곳 많은 빈곳 투성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