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하게 가시를 품고
지나가는 바람도 걸러낼 것처럼
빈틈도 없어 보이는 탱자나무 속
참새 떼가 날아든다
그렇게 독하게 들이밀던 가시는 다 어디가고
저 느슨함이라니
제 집인 듯 폴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저 날개 좀 봐
짹짹거리는 소리 가시 끝에 매달고
감히 손도 뻗지 못하게 감싸안는다
아무도 도망가지 못하게 독을 품은
벽인가 했더니
저렇게 쉴 곳 많은 빈곳 투성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