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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울릉도 ― 유치환
bibig00 | 추천 (0) | 조회 (185)

2024-09-16 21:34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튀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젖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蒼芒)한 물급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思念)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