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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벌떡 일어난다
kklist21 | 추천 (0) | 조회 (137)

2025-01-02 05:10

벌떡 일어난다

나는 요즘 벌떡 일어납니다

어둠이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집니다

그 사이로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방향을 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갈라진 어둠은 곧 닫힙니다

나는 거기에 갇힙니다

벌건 핏물이 올라옵니다

거기 사람 맞습니까

또 아침입니다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

- 손미의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에 실린

시 〈불면〉 중에서 -

* '푸른 뱀'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쉽게 잠들 수 없고, 겨우 잠이 들었어도 가위에

눌린 듯 벌떡벌떡 일어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없이 아침은 오고

또 다른 하루,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됩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와주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한강 작가의

말이 새삼 가슴을 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