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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흰 밥 ― 김용택
bibig00 | 추천 (0) | 조회 (147)

2025-01-24 17:39

해는 높고

하늘이 푸르른 날

소와 쟁기와 사람이 논을 고르고

사람들이 맨발로 논에 들어가

하루종일 모를 낸다

왼손에 쥐어진

파란 못잎을 보았느냐

캄캄한 흙 속에 들어갔다 나온

아름다운 오른손을 보았느냐

그 모들이

바람을 타고 쓰러질 듯 쓰러질 듯 파랗게

몸을 굽히며 오래오래 자라더니

흰 쌀이 되어 우리 발 아래 쏟아져

길을 비추고

흰 밥이 되어

우리 어둔 눈이 열린다

 

흰 밥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 생각하라

사람이 이 땅에 할 짓이 무엇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