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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한 꽃송이 ― 정현종
bibig00 | 추천 (0) | 조회 (134)

2025-02-10 11:30

복도에서

기막히게 이쁜 여자 다리를 보고

비탈길을 내려가면서 골똘히

그 다리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주 오던 동료 하나가 확신의

근육질의 목소리로 내게 말한다

詩想에 잠기셔서……

나는 웃으며 지나치며

또 생각에 잠긴다

하, 쪽집게로구나!

우리의 고향 저 原始가 보이는

걸어다니는 窓인 저 살들의 번쩍임이

풀무질해 키우는 한 기운의

소용돌이가 결국 피워내는 생살

한 꽃송이를 예감하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