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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bibig00 | 추천 (0) | 조회 (134)

2025-02-12 19:23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 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내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와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