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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쫄쫄이 신발 한 짝이
주인을 잃고 나둥그러져 있다
신장에서 튕겨져 나온
신발 한 짝이 주인을
찾아 나섰나 보다
언제나 새하얗게 씻은 면양말을 신고
회색빛 쫄쫄이 구두를 신던
고운 할머니 한 분을
찾아 나섰나 보다
체중 35kg에 키는 150센티미터
허리도 빳빳한 결벽성 짙은
할머님은 신발 한 짝을 빠뜨리고
웬 먼 길을 떠나셨을까?
평생 머리를 꼬불거리게
하지 않고 곱게 빗어 넘기시다가
70살이 넘어서야 쪽을 잘라 내신
쫄쫄이 신발의 고집 센 그 주인은
왜 그토록 먼 길을 떠나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