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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하는가 <아고라>
lastrada | 추천 (4) | 조회 (648)

2010-04-28 23:26

   
솔직히 이 영화는 적극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원래 <더 북 오브 일라이>와 함께 두 작품은 절대 보지 마시라고 강요하고 싶습니다만-_-
  
그나마 아고라에는 볼거리가 다소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레이첼 와이즈가 서기 4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헤파티아라는 여류철학자로 나오고,
당시의 그리스 문화적인 풍광(지리적으론 이집트지만)과 자유로움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비극적이고,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기독교가 그리스의 다신교 문화와 대립하고
그 과정에서 소수약자에 피지배자에 불과했던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다수가 되고
다른 종교와 다른 철학을 소수화시키고 파괴하고 지배하는지 보여줍니다.
  
짧은 런닝타임과 드라마라는 성격상 어쩔수 없이
침소봉대와 극명한 흑백구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감독이 반기독교적인 의도를 가지고 찍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그리고 당시의 고증을 철저히 한 때문인지 몰라도
기독교인들이건 다른 종교인이건 모두 오늘날의 아랍인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어찌보면 기독교 대신 이슬람교로 대체해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초기기독교인들이 박해를 심하게 받은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다수가 되고 권력을 가지게 되어
다른 소수자들을 박해하고 탄압한다는 것은 모순인 것 같기도 하고
역사의 순리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도시 전체에서 밀물처럼 쏟아져나와 그리스식 도서관으로 밀어닥치거나
논쟁을 벌이다가 여차하면 돌을 던져 집단적으로 린치를 가하는 모습은 정말로 소름이 끼칩니다.
    
 
<일라이>에서는 성경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즉 성경이 세상사람들을 설득하고 복종시키며 지배하는 힘을 가졌다는 점을 모티브로 합니다.
  
그 힘은 서양의 과거 역사를 통해 증명된 것이고
<일라이>자체는 묵시록적이면서도 상당히 개인적인 영화라고 봤습니다.
   
그에 반해, <아고라>는
집단과 사회와 권력에 대한 영화라고 볼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헤파티아라는 인물이 중심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저에겐 <아고라>에서 본
종교적 열정이 집단적 광기로 화하고,
이를 권력화해나가는 과정이 참으로 공포스러웠습니다.
지역사회가 종교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서로 때려죽인다는 점도 그렇구요.   
   
빨리 쓰려니 글이 두서없네요.
   
결론은,
왠만하면 보지 마시라...
기분 찝찝하고, 등골 오싹해집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이미
영화 <아고라>의 알렉산드리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믿기 싫은걸, 믿을수 없는걸
믿으라고 압박하는 더러운 xx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