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결론과 스토리가 그대로 존재합니다. 영화를 감상하지 못하신 분은 보지 말것을
권합니다 -
인간은 꿈과 현실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인간은 꿈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야 꿈이었다는 것을 인지하죠. 반대로 현실이란 것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흔하게 자신의 뺨을
꼬집거나 따귀를 친다던가 하겠죠.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환상과 현실, 이른바 장자몽의 SF화가 이룩되면서 그 구분은
굉장히 모호해졌습니다. 인셉션은 아예 꿈에 대한 침입, 생각의 강탈, 자신의 생각이 아닌 새로
운 생각의 조종 이라는, 꿈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꿈이란 현실이
아니지만 인간의 의식은 그 꿈에 조종당하기 좋죠.
인셉션은 감독이 25년을 기다렸던 영화입니다. 25년이 지나 자신이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을
부려 이 블록버스터 같지 않은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작품 바로 전에 작업했던 다
크나이트 보단 프레스티지가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회상장면의 분위기가 일치 하고 묘한 울림의
엔딩이 또한 그러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관객은 한가지 의식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코브는 현실에 있는 거야? 아님
꿈속에 빠져 있는 거야? 도대체 뭔거야???
마치 인셉션 당한 것처럼 그 문제가 뇌리를 장악하죠. 엔딩은 분명히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분위기
자체는 절대 해피엔딩이 아니죠. 그럼 코브는... 과연 꿈속에 있는 걸까요, 아니면 현실에 존재하는 걸
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꿈속에 있는 겁니다. 지금부터 그것을 하나 하나 분석해 보죠.
영화가 시작하자 주인공 코브가 해변에 누워있습니다. 가드에 의해 일본의 어떤 성으로 끌려간 코브는
노인과 만납니다. 그 노인이 예전에 만났던 사람을 얘기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일본인 사업가의 꿈에서 비밀을 훔치는 작업을 진행하던 코브는 실패하고 포인트맨인 아서와 도망치려
하지만 반대로 일본인 사업가의 제의를 받습니다. 경쟁자의 꿈속에 생각을 심어 회사를 분해하게 해주면
도망자의 삶을 끝 마치고 집으로 갈수 있게 해준다는 제의죠. 즉 인셉션을 제의 받습니다. 불가능 하다는
아서와는 달리 코브는 가능하다고 말하며 제의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팀원을 모아 불가능 하다는 인셉
션의 작업을 개시합니다.
꿈속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리아드네 라는 대학생을 설계자로 받아들입니다. 코브는 설계를 할 수 없었
는데 이유는 맬의 환상이 방해를 했기 때문이죠. 페이스맨이라는 얼굴을 바꾸어 가며 표적을 혼란시키는
이도 받아 들이고 유서프라는 약제사도 받아 들입니다. 코브가 계획한 것은 꿈속의 꿈속의 꿈속까지 들어
가는 다층적인 계획이었죠. 그것이 가능하려면 약물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5명의 팀을 만들고 거기에
의뢰자인 사이토까지 6명이 인셉션 작전을 시작합니다.
문제는 표적을 납치하자 갑자기 나타난 이들의 총에 사이토가 죽어가면서 발생합니다. 꿈속에서의 죽음은
현실로 나갈 뿐이지만 약물을 사용한 때의 죽음은 림보라고 불리는 꿈의 밑바닥에 사로잡힐 뿐이었죠. 미처
생각못했던 난관에 팀은 불안해 하고 어쩔수 없이 2번째 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1명씩 꿈에 남
습니다. 왜냐하면 "킥"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킥이란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떨어지게 만드는 겁니다.
우리도 왜 그런 적 많잖아요.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꿈에서 깨는 거요.
꿈에서 꿈으로 들어갈때 마다 시간의 비율은 20배가 됩니다. 10초가 3분이 되고 그 3분이 60분이 되죠.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세계는 바뀌고 그 전 세계의 영향이 지금 세계를 바뀌게 합니다. 중력이 영향을 받아
세계 자체가 기울어져 버립니다. 3단계에서 표적과 사이토가 죽자 코브는 그들을 구하러 아드리아네와 함께
4단계로 넘어갑니다. 4단계에서 표적을 구하고 아드리아네와 표적을 내보내고 다시 5단계로 사이토를 구하러 가죠.
이제 영화의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그 노인은 바로 사이토였죠. 사이토를 데리고 코브는 현실로 돌아옵니다.
인셉션은 성공하였고 표적은 그것이 누군가 심은 것이라는 생각은 못합니다.
코브는 집으로 돌아오고 아내가 죽고 난 후 도망치게 되면서 보지못하게 되었던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 하지만... 만나기 직전 코브는 머뭇거리다가 주머니에서 꺼낸 팽이
같은 추를 탁상위에 돌립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만나러 가죠. 추는 책상에서 계속 돕니다. 화면이 암전되고
나서도 계속 도는 소리가 나는 데 살짝 넘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납니다만 넘어졌는 지 아닌지 모릅니다.
왜 제가 계속 저 추 얘기를 할까요? 영화 초반으로 돌아가면 사이토가 그 추를 가지고 있고 역시 회전시킵니다.
그 추는 계속 돌아가죠. 사이토에 대한 추출이 실패한 후 호텔방에서 코브가 돌렸는 데 그 때 코브는 총을 들고
자신의 머리를 겨눕니다. 이 추는 토템이라 불리는 것으로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매개체 입니다. 추가 계속 돌
아간다면 꿈이고 그렇지 않다면 현실이죠. 이 추를 돌리는 장면은 여러번 나오지만 단 한번도 넘어지는 장면은
안나옵니다. 끝까지요.
코브가 인셉션 작업을 승낙한 이유는 집으로 돌아가려는 것도 있지만 경험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전에 인셉
션을 한번 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 작업이 얼마나 미묘하고 어려운 지를 압니다.
코브는 아내인 맬과 함께 실험을 했었습니다. 그 실험은 꿈속에서 꿈을 꾸는 것이었습니다. 맬은 2번째 세상을
만들때 자신의 기억속에서 가져다가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금기사항이었는 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이 부부는 그 꿈속의 꿈에서 50년이란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금기사항을 어겼
던 맬은 이 꿈속의 꿈이 현실이라 믿었습니다. 실상을 알고 있던 코브는 결국 결정을 합니다. 아내에게 인셉션을
한거죠. 이것은 꿈이다라는 생각을 심었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현실로 돌아왔는 데 문제는 그 생각이 점점 커져서
현실마저 꿈으로 인식해 버린 겁니다.
맬은 결국 빌딩에서 뛰어내렸고 코브에게 누명을 씌웠습니다. 코브는 그렇게 도망자가 되었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셉션을 승낙한 겁니다. 이미 죽은 맬의 환상이 계속 나타나서 작업을 방해합니다. 사이토의 추출때는 사이
토에게 이것이 꿈이라고 알리며 코브에게 총을 쏘죠. 아리아드네를 테스트 하러 들어갔던 꿈에서도 나타납니다.
인셉션 작업에서는 표적을 죽이죠. 4단계에서 표적을 데리고 인질극마저 벌입니다. 코브는 4단계에서 그녀가 환
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딜레마에서 벗어납니다. 5단계로 가서 사이토를 구해내고 작업을 끝마친 그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자신의 꿈속에 박제처럼 놓여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뒤로 보지 못했기에 꿈속에서는 아
이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죠. 불안감에 사로 잡혀 코브는 탁자에 추를 돌립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을 바라보
며 아빠를 외칩니다. 기쁨에 돌아가는 추를 놔둔채 코브는 아이들에게 갑니다. 그리고 탁자위에서는 추가 계속
돌고 있습니다.
코브는 아내의 죽음에 슬퍼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죠. 혹시 이것도 꿈속이 아닐까? 그는 아
내의 토템이었던 추를 가지고 돌리기도 하지만 그 결과를 확인 못합니다. 어쩌면 진짜 현실일 수도 있고 아니면
맬의 믿음처럼 꿈속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코브는 그 확인을 하지 못합니다. 할수 없습니다. 오직 이 세계에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만을 합니다. 그러면서 갈등합니다. 지금 죽으면 현실로 나가는 것은 아닐까? 초반의
호텔 장면이 그 장면입니다. 총을 들고 탁자 위를 돌아가는 추를 보죠.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럴지 모릅니다. 장자몽을 굳이 끌어오지 않아도 매트릭스가 있습니다. 13층이라는
영화도 있죠. 이 세상에서 70년을 보냈어도 그 전 세상으로 돌아가면 몇년 안됩니다. 거기서 또 돌아가면 시간은
더 줄어들겠죠.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뭐???
영화의 초반은 위에 나열되어 있는 지식들의 말 그대로의 나열입니다. 다소 졸립기도 하죠. 광고에 나오는 도시
가 말리는 장면은 초반쪽에 존재합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것을 놀란도 알았다는 겁니다. 인셉션 장면에 들어서면서
영화는 긴장감이 더해집니다. 약물을 사용했을 때의 죽음은 림보에 떨어질 뿐이라는 것은 꿈속이라 해서 죽는 것은
죽는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단계를 거치면서 킥을 준비하고 킥의 시작을 음악을 통해 알립니다. 이 장면들은 다층
적인 구조로 켜켜히 쌓여져 있고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워낙 빠르게 넘어가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장면 이해도 힘듭니다. 거기에 대사도 많은 편이죠.
하지만 그 모든 난관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이 각본과 연출과 셋트와 특수효과가 꽉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크나이트도 그랬었지만 인셉션은 꽉 짜여져 있습니다. 분명 초기 편집본은 이보다 더 길었을 겁니다. 그것을
압축하고 압축 해서 지금의 버젼이 나왔겠죠. 그 버전의 완성도는 만족할 수준입니다. 단지 다크나이트와는
틀린 블록버스터 라는 것과 결국 존재론이라는 지루한 결말이 살짝 안타깝네요.
별점은 5개 만접에 4개 반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 디카프리오는 놀란 감독과도 작업을 하네요. 이놈은
확실히 재능보다는 운이 좋아 보입니다. 특히나 작품운이요. 아리아드네라는 이름을 미루어 보아 결국 이
영화는 그리스 신화의 현대 버젼이 아닌가 싶네요.
ps. 그나 저나... 참 기네여. 영화도 길지만... 뭐냐 이 감상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