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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느낌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
caesarnis1 | 추천 (4) | 조회 (781)

2010-08-20 11:23

어제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습니다.
많은것을 생각하게 했고 너무나 강렬해서 다시 한번 봐도 괜찮겠구나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어지는 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김지운감독의 영상미는 언제보아도 정말이지 독특한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거 같습니다. 제가 김지운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게 - 다른분들도 비슷하겠지만 - 달콤한 인생이라는 영화였습니다. ( 그전에 조용한 가족이 있었네요.)
 
사실 이병헌의 모습은 그 영화에서나 이 영화에서나 캐릭터가 그리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그 달라보이지 않는것을 달라보이게 만드는 것이 그의 매력인듯 합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 이병헌의 검정 슈트모습이 참 남자가 봐도 멋지기 때문일것입니다. - 얼른 나도 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최민식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죠. 처음에 나오는 목소리톤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때 바로 그 캐릭터가 되어있더군요.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 두배우의 연기력때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까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시놉시스는 영화정보에 나와있으니까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복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복수!
이 단어처럼 생소하지만 정말 친근한 단어가 없습니다. 제가 철들기 전부터 본 영화에서 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저 단어가 안나온 영화는 몇개 안되는것 같습니다. 어려서봤던 중국및 홍콩의 무술영화도 거의 대부분은 복수내용의 권선징악의
깔끔한 영화였고 중학교 고등학교시절에는 홍콩느와르가 대세였는데 그 영화의 90퍼센트이상은 복수였습니다.
90년대와 21세기 들어서도 한국영화가 많이 발전하면서도 박찬욱감독을 비롯한 많은 영화가 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복수는 억눌렸던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눈물보다도 더 강렬한 쾌감이 있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쾌감을 만끽할 수는 없을겁니다. 얼마전에 봤던 원빈의 아저씨가 주었던 그런 쾌감을 맛보려는 분들은 아마 실망하셨을 수도 있을겁니다. 아니 오히려 더 불편하게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감독은 그런 의도로 만든게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마더를 만들고 난후에 인터뷰에 모성의 극단을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운 감독은 복수의 극단점을 보고 싶었던게 아닐까요.
이 영화를 보다보면 90년대 중반에 나온 브래드피트의 영화 세븐이 언뜻 언뜻 겹쳐서 보이기도 합니다.
그 영화 세븐에서의 제일 마지막 장면 아직도 뇌리에 뚜렷이 남아있으실 분들 있을겁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영화는 그 영화에 대해 하나의 답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싸이코패스가 나옵니다. 사실 저도 이 단어를 들은것이 어디 책에서 본게 아니고 영화를 보다가 알게 된 단어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보고 하는 수준밖에는 없습니다. 정확히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는 모르지만
영화속에서 나오는 그들의 정체는 알고 있습니다.
감정과 고통에 대해 무감각한 것이 특징이고 성적으로 많이 억눌려있다라는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격자에서 나오는 연쇄살인범은 정으로 여자의 정수리에 꽂아서 죽이면서 쾌락을 느낀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기에 나오는 연쇄살인범도 그렇습니다.
힘으로 여자를 제압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벌벌떠는 여자들을 윤간하고 짓밟음으로써 본인의 쾌락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그 부분을 숨기지 않고 보여줍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은 야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집니다. - 여기서부터는 읽을분만 읽으십시요. 스포일러는 아닙니다만 아시게되면 조금 김빠질수도 있기때문입니다.-
 
 
자, 복수의 이야기이니 복수가 나오는게 당연한건데요.  과연 복수는 누구를 위한것일까요.
죽은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본인이 억울하게 죽었던 어떻든 그것으로 마지막이지요.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남은 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전설의 고향에서처럼 귀신으로 나타나서 억울함을 피력했는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4차원적인 이야기이니 제쳐두고 결국 억울함에 가슴이 찢어지는것은 살아있는 사람의 선택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복수란 결국은 그것으로 인하여 사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게 아니고 그것을 이용한 자기만족의 다른 이름이겠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나오는 인물은 자기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런 극단적 방법을 쓰는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일반인이 아니고 국정원 요원이기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구요.
복수의 극단이 어디인지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간에 처제가 전화로 말합니다. 형부 언니는 죽었으니 이제 그만 하라구요. 그런다고 죽은 언니가 살아오는것은 아니잖냐고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복수를 한다고 죽은 약혼녀가 살아돌아오는것도 억울함을 풀었으니 이제 편히 눈을 감는다는 것도 아니지요.
 
요즘 한국영화를 보면 강력한 초콜릿같습니다. 우선 보면서 행복하고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느낌에 즐거워하다가도 너무 빨리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면서 다시 찾게 되는 초콜릿말입니다.
8월에 세편의 영화를 봤는데 아저씨, 인셉션, 그리고 악마를 보았다. 한국영화가 있어서 너무 행복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