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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lurkerman | 추천 (4) | 조회 (662)

2010-09-11 04:31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여 심야로 보고 왔는데
"이젠 미야자키 하야오도 늙었구나"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동안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작화의 역동성과 달리
보는 내내 노년기의 관조적 느낌이 가득한 플롯의 전개는
소인과 대인의 시각대비를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감독은 하야오가 아닌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감독이 바뀌었다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공식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파괴적 남성상 Vs 치유적 여성상, 환경파괴 Vs 자연친화, 그리고 아리에티에서도 날아 버립니다.
 
붉은돼지에서도 날았고, 토토로에서도 날았고, 라퓨타도 날았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날았으니
날지 않으면 섭섭합니다. 그래서 또 날았습니다.
 
비록 한 컷이긴 하지만 "비행 = 자유"라는 공식을 빼놓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지브리 효과일지도.. (원령공주는 날진 않았습니다. 대신 정신없이 뛰어 다녔습니다)
 
결국 감독이 바뀌었어도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열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하야오의 흔적을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명불허전인 그의 섬세한 솜씨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인과 대인의 교묘한 시각대비 효과와 맞물린 음향효과 처리는
순간적으로 저조차 소인으로 변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절묘한 것을 보니
공을 들여도 정말 많이 들였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하고자 하는 중요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점이 바뀌면서 커져버린 사물의 등장으로 인해 충분히 소리도 커지리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 당연함을 알면서도 망각하고 있었다는 것은 자만이 빚은 결과였겠지요.
 
결국 그동안 그의 작품에서 만났던 메세지와 동일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하야오 표"라고 말하는 것이고....
 
소인(아리에티)은 스스로 "빌리는 사람"이라 지칭하고 있으며. 남자 주인공(쇼우)는
그동안 보여 주었던 주인공들의 영웅적인 행적(라퓨타든, 하울이든..)과 달리
뛰지도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아리에타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여기에 한술 더 떠 스스로 지병으로 인해 죽을지 모른다고 말해 버리니
 
그동안의 메세지와는 달리 임펙트가 강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메세지를 떠나서 심심한 애니였습니다.
 
 
* 음악감독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엔 프랑스인 세실 코벨인데 음악이 사뭇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