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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대상의 시사회 겸 류승완 감독과의 간담회였는데..
아는 분이 시사권에 담청된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이니 넘어가더라도
간단하게 이 영화의 주제나 성격을 소개하는 단어들이 있다면
"헛소동"과 "부조리"입니다.
이 중에서 "헛소동"이란 단어는 감독이 간담회에서 직접 언급한 말이었는데요..
이 영화는.. 여론을 들쑤시고 대통령까지 나서게 만든 한 범죄사건을 둘러싸고
경찰과 검찰, 언론, (합법적인 기업으로 포장한) 조폭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극적 결말의 "헛소동"과 그로 인해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새삼 느끼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이나 조폭이나 각자 위치만 다를 뿐 폭력을 휘두르는 생리는 같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이미 우리 사회의 룰이 되어버렸다는 것..
물론 허구의 스토리인 영화를 가지고 너무 오버하는 감상이 아니냐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가 작년에 쓴 초본에서 잡아놓은 주요 사건들과 설정들을
연상케하는 실제사건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줄줄이) 진짜로 발생해서
"극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다큐를 찍는 기분이었다"고 제작 후일담을 털어놓을만큼
(하지만 이것이 시나리오 작가가 무슨 신이 내려 앞일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사회에서 있어왔고 앞으로 있을법한 모습들을 그려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극중 어떤 배역을 맡은 -무슨 배역인지 말하면 스포일러- 조연급 연기자와
올해 실제 벌어진 유사 사건의 주역 -김씨임-의 얼굴이 닮았다는 이야기는 쫌 놀랐음..)
그리고 이 영화에서 다루는 또 하나의 정서는
한 가족, 한 조직을 책임진 "가장"의 외로움과 페이소스였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혼자 똥물을 뒤집어쓰고 떳떳하지 못한 일을 감수해내고,
하지만 그로 인한 오해와 원망을 변명도 못하고 혼자 감수해야 하는
"가장"의 모습이 황정민과 일부 조연들의 배역으로 묘사됩니다.
총평하자면 영화 자체는 별점 5점에 3점 쯤 된다고 봅니다.
시나리오는 전체적으로 주제나 소재, 밸런스가 좋았지만
특별히 감탄스러운 부분은 없이 익숙하고 평이했습니다.
중간의 복선 몇개도 충분히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었죠.
배우들의 연기는..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의 이름값을 믿으셔도 됩니다.
특별히 대단하다 평하긴 부족하지만 기대만큼은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나쁘거나 재미없는 것은 아니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만하면 재미도 있고, 주제의식도 있고, 배우 연기도 나쁘지 않은데
여러모로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고 아쉬움이 좀 남는 영화입니다.
아, 그리고.. 위에 쓴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류승범, 유해진 때문에 코믹한 액션극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주 무게잡고 진지한 분위기로만 연출한 것이 아니니
적당히 몰입하고, 적당히 피식~거리며 영화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시사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의도된 장면들인
이준익 감독의 카메오 출연이라든지, 류승범의 황정민 패러디 대사라든지..
PS 1
극중에서 방석집 기생으로 나오는 여배우들 이쁘더군요
PS 2
영화 관람 후의 감독 간담회는 완죤히 류승완 감독의 독무대였습니다.
감독 간담회니까 당연하지않냐 싶겠지만
관객들이 영화보면서 웃었던 것의 2배를 간담회 때 웃었으니까요.
확실히 류승완 감독의 예능감은 좋더군요..
설령 영화가 재미없었어도, 간담회로 만족했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