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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첫사랑'
야문야문 | 추천 (4) | 조회 (676)

2011-01-16 04:07

 
최수종, 이승연, 배용준, 최지우가 나왔던... 시청률 65.8%라는 전후무후가 기록을 세웠던 드라마죠.
 
이 드라마를 보고 감명을 받은 제가 홱까닥 해서
 
법대에 입학하게 만든 드라마고요... 그래서 지금 제가 잉여 백수입니다. ㅠㅠ
 
(드라마 카이스트 보고 이공계 들어가신 분들도 비슷한 감정이실 듯...)
 
 
일단 주인공은 최수종. 근데 페이크 주인공이죠.
 
진정 주인공은 욘사마... 이 분 정말 신이라 불려도 좋을 완벽한 인간으로 나와서 후덜덜한 포스를 뽐내주시니...
 
특히 마지막 부분에 복수의 카타르시스는... 정말... 우아...
 
태사기의 신님이나 담덕 따위는 이 드라마 극 중 역할의 포스에는 발끝에도 못 미칩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볼 당시 초딩이라 현실구분 능력이 상당히 낮은 상태라...
 
뭣도 모르면서 감정이입은 지대로 하고 봤죠. 심지어 잠을 못 이룰 정도.
 
최근 다시 보니, 안 보던 게 보이고 아... 그게 그렇구나 싶은 부분이 있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명작이란 기억 속에서 미화되기 마련인데, 첫사랑은 과연 시청률1위 답게 잘 만든 드라마였습니다.
 
머리가 굵어진 지금 다시 봤는데 실망하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훌륭하죠.
 
그래서 조소혜 작가님이 세상을 뜨신 게 많이 안타깝습니다.
 
 
다시 최수종에 대한 얘기로 돌아와서...
 
이 분 아들과 딸 때도 그랬지만
 
당시 주로 우유부단하지만 착한 캐릭터를 맡으셨습니다.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여서 지금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해 미치겠을 정도.
 
잠재 능력(머리도 좋고 운동도 잘 하고... 역시 신님인 욘사마랑 비슷한 유전자를 물려받았서였는지...)은 있으나
 
야망이 없습니다.
 
부자집 딸내미랑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 주제에
 
대학 안 가고 취직하겠다느니 미대에 갈까, 말까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문제해결능력은 쌈 싸 드셨나?
 
그럴꺼면 아예 사랑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사법시험에라도 도전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배용준은 같은 조건에서도 능력과 야망을 인정받아 굴지의 재벌에게 사윗감으로 인정받는데...
 
최수종 이 사람은 끝까지 잉여잉여. 아버지 늙어서 고생하시는 거 안 보이남...
 
그림만 그리지 말고 돈을 좀 벌어라... 좋은 머리로 사시 공부나
 
여건이 안 되면 공무원 시험준비라도 하란 말이야... 제발...
 
 
이승연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완전 민폐 캐릭터 입니다.
 
고딩 때까지야 당찬 소녀 이미지였는데...
 
최수종과의 이별의 후유증이 컸던지 후에는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남한테 의지하고 남 탓하고 울기나 하는 아주아주 수동적인 여성상... 이죠.
 
초딩 때는 아아... 불쌍하다...라고 생각 했지만, 지금 보면 완전 짜증납니다.
 
 
이 민폐 커플은 힘을 합쳐 서로의 집안을 말아 잡수시고...
- 이승연 아버지가 사업적으로는 나쁜 놈은 맞는데... 내 가족에게는 나름 관대하고 따듯한 남자였죠.
그런 이 분한테 애초에 먼저 시비를 건 건 최수종, 배용준 형제... 근데 얘들은 지들이 잘못한 건 몰라요...
극장에서 크게 깽판치고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주고 도망친 주제에... 피해자 드립... 어쩔 거니...
그렇게 깽판치고 도망간 양아치 새끼가 금쪽 같은 외동딸하고 사귄다는데... 눈 돌아가고도 남죠...
저 같아도 반쯤 죽여놓겠습니다...
 
서로 물고기 한 마리씩 데리고 어장관리를 하며 떡밥에 걸린 물고기들을 희롱하시매...
 
파닥거리는 솔로들은 그 길고 긴 극중 내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릴 뿐. ㅠㅠ
 
 
그에 반해 진정한 주인공인 욘사마께서는 차가운 도시남자.
 
첫사랑을 형한테 빼앗기고 삐뚤어진 양아치였지만
 
정신 차리고 마음만 먹으면 서울대 법대, 사시 쯤이야 껌이지...
 
자기 좋아하는 티 박박 내는 최지우 따위... 지나가는 길가의 돌맹이만도 못한 취급...
 
끝부분 쯤에 이승연 아버지와 만나고 앞에서는 알았다고 하더니...
 
바로 전화 걸어 "부도처리 하세요..." ... 와 악마적 포스 쩔어...
 
자기 차 버린(...간접적으로) 첫사랑 집안 물 먹일 때의 그 쿨함이라니.
 
생각 없는 초딩은 아,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택도 없는 희망을 갖게 되고...
 
끝내 요모양 요꼴... 쿠, 쿨럭. 
 
인간이 신을 흉내내려 하며 범한 불경함의 댓가지요... ㅠㅠ (태사기를 보면서 이걸 깨달았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열린 결말... 여운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저는 당시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 못하는 무개념 초딩이었으니까요.
 
드라마 끝나고 세상이 끝나버린 듯한 그 무거운 우울함에...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짓는 방법을 그 때 깨달은 것 같기도 하고...
 
 
그 여운을 지금도 잊지 못해서 간만에 생각난 김에 쿡티비로 다시 보았는데, 썩 괜찮았습니다.
 
15년 가까이 전에 만들어진 걸 생각하면 과연 명작은 명작.
 
새벽까지 잠 안자고 본 보람은 있었습니다.
 
 
* 조소혜 작가님의 전작 젊은이의 양지도 비슷한 분위기였죠...
   초딩이었던 저도 남장여자였던 이지은씨한테 하악하악 했는데 말이죠.
 
* 욘사마-지우히메는 여기서도 커플이었으나 끝내 연결되진 않았죠... 이 분들도 열린 결말...
 
* 차태현, 송혜교도 등장... 풋풋합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