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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belkingkr | 추천 (4) | 조회 (640)

2011-01-30 04:41

오늘 가족과 보고 왔습니다.
 
보기 직전에 네이버 영화 감상평을 살짝 훑어봤는데(자세히는 안 봅니다. 되도록 선입견 없이 영화를 봐야 한다는 주의라서;;)...... 평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것 같더군요. 짱 재밌다vs돈아깝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잼없는 쪽이 맞던데..... 하고 찜찜했지만, 어린 아들 위주로 선택한 터라 그대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결과는?
 
일단 10세 전후의 애들이라면 그럭저럭 만족할 것 같고요.(우리 애는 OK. 그런데 스토리 진행이 그리 부드럽지 않기 때문에, 너무 어린애들에게는 오히려 좀 아닐지도...)
 
어른들이라면 뭥미?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합니다.
 
CG는 CG라는 게 너무 티나고, 미국 코믹영화의 패턴대로 진행되면서도 웃겨죽는 포인트는 별로 없고.... 긴장이나 반전의 요소가 많이 부족하고....
 
하지만 한편 생각하게 된게,
 
감독이 오늘날 여러 가지로 자기혐오와 고민에 빠진 미국에게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쫙 펴라!" 뭐 이런 식의 메시지를 던진 게 아닌가 싶더군요.
 
원작(조너던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에서 소인국은 당시 영국의 째째한 정치판을 풍자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소인들은 조롱이나 혐오의 대상은 아니지만, 영화 막바지에서 "왜 째째하게 별 거 아닌 것 같고 계층을 나누느냐? 형벌을 가하고 전쟁을 벌이느냐? 다 잊어뿔고 같이 어울렁 더울렁 춤이나 쳐불자!"하고는 한바탕 춤을 추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보입니다. 유치해 보이지만, 그게 사실 미국적인 낙관주의죠. 감독은 오늘날 미국의 위기, 세계의 불안을 그런 미국적 낙관주의로 돌파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제가 너무 오바스럽게 본 건지도 몰겠지만).
 
"쪼매한(little) 일이란 없다. 쪼매한 사람은 있어도." 영화 마지막의 대사가 왠지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