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글로 올릴 영화는 공공의 적 2입니다. 공공의 적 1은 부패했고 꼴통인 경찰 강철중이 인간이기를 포기한 지능적인 패륜마 살인마와 대결하게 되면서 나름 정의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살인마를 잡으려고 노력하다가 증거부족으로 잡아넣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결국 발견하고 그냥 살인마를 체포하는 것이 아닌 직접 살인마와 대결하여 직접 공공의 적을 해치우는 것으로 꽤 인기를 끌었는데요.
공공의 적 2는 공공의 적 1의 감독이었던 강우석 감독이 공공의 적 1에서의 강철중 캐릭터의 정의감 넘치는 부분만 가져다가 정의감 넘치는 검사 강철중이 형이 상속받은 학원재단을 빼앗기 위해 형은 물론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인하는 사회 부유층 공공의 적과 대결한다는 내용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공공의 적 1과 공공의 적 2의 공통점은 주인공 강철중을 설경구가 연기한다는 것, 설경구의 직속상관인 공공의 적 1의 경찰간부, 공공의 적 2의 검찰간부를 강신일 씨가 맡았다는 것, 그리고 같은 감독이 연출 및 제작하고 사회의 암적인 존재인 공공의 적과 대결한다는 것인데요.
이 영화는 공공의 적 1보다 전국관객이 1백만 명 많은 4백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원래 강우석 감독은 내심 6백만 관객을 목표로 잡았는데 생각보다 관객들 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관객이 주인공의 행위에 공감하는 것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부패했고 꼴통이지만 너무도 잔인한 살인마의 행위에 분노하여 정의감에 따라 행동하는 형사 강철중은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었지만 정의감만 넘치는 검사 강철중은 공감하기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스폰서 파문 같은 한국 검찰의 부패상이 드러나는 일이 있듯이 일반 시민이 보기에는 검찰도 부패한 기득권층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의감 넘치는 검사가 공공의 적을 처단한다는 것이 공감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검사인 설경구가 공공의 적인 영화 내의 사회 부유층 인사를 제대로 잡아넣기 힘들자 직접 가서 상대를 도발해서 육탄 대결하다가 총을 꺼내 들고 하는 장면은 분명 리얼리티를 벗어나는 황당한 장면이지요.
검사들이 조직폭력배 검거 현장에 동행하는 경우를 빼면 직접 총기를 휴대하는 경우가 전혀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감독이 공공의 적 처단의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오버가 심했다는 느낌도 들고요. 생각처럼 아주 재미 없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재미있다고도 하기 힘든 애매한 작품이 되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좋았는데 역시 정의감으로 가득찬 검찰이라는 소재가 관객들이 동의하기 힘들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