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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는 가급적 피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사전정보를 피하고 싶으시다면 관람 후에 읽어주시길...
영화의 배경은 등장인물의 나이나 상황이 아마도 60년대 초쯤으로 생각됩니다.
내용을 보자면 일본의 항구도시에서 벌어지는 한소년과 한소녀의 사랑이야기랄까?
어떤 계기로 둘은 오래된 동아리건물을 철거하려는 학교를 막기 위한 일들을 함께하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서로에 대한 호감이 사랑으로 변해가지만 둘의 앞을 가로막는 사건이 있었으니...
~~~라는 지극히 진부한 이야깁니다.
기존의 지브리 작품과 달리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의 연애를 이야기한 작품이 몇번 있었기는 합니다만은 하여간 지브리 작품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랑은 조금 다릅니다.
그 탓인지 평점이나 인기가 별로이긴 합니다만 제 느낌으로는 그렇게 재미없진 않더라고요.
아마 악평의 일부분에는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이라는 이유도 없진 않을듯 합니다.
다만 인기가 없는 이유가 몇가지 더 있기는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정이긴 합니다만...
첫째로 만화자체가 아이들이 볼만한 영화가 아닙니다.
12세 이상이고 소위 가족용 만화도 아니죠.
배경이나 내용이 남녀간의 이야기인데다 판타지도 아닌지라 애들을 데리고가야 별 감흥이 없을테고요.
둘째로 영화는 남녀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실제 내용에 호응을 할 나이대가 애매하다는...
영화는 애정을 스토리로 하지만, 실제로 영화의 가장 중심적 이미지는 과거에의 향수와 낭만입니다.
일본의 60년대 초쯤이지만 한국의 70년대 초중반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죠.
당연히 그 세대를 살아온 분들과 그들의 이야기나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분들에 호감이 있을 이야기인데,
실제로 그게 가능할 분들은 아무리 적어도 30대는 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20대 초반에게는 아마도 낡아빠진 옛날 이야기로 생각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셋째로 이야기가 진부합니다.
솔직히 대충의 내용은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뻔한 이야깁니다.
이렇다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주인공이나 주변인물도 악인이나 갈등을 조장할 인물도 없는 착한 인물들이죠.
그렇다보니 영화의 분위기에 이입이 되지 않으면 영화가 심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여간 이런 이유로 영화자체는 인기가 덜할테고, 지브리치고는 평작에 가까운 경우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요즘 전 이런 착한 영화도 좋아지더라고요.
워낙 드라마나 영화가 자극적인 면만 추구하다보니까 그런 것도 있을테고,
전체적인 분위기나 배경이 참 맘에 들더라고요.
순수한 주인공들과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던 시대.
단순히 과거가 그립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 생각엔 지금 시대엔 낭만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닌 것도 같아서 반가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쓰다보니 소감이 엉뚱해지는 거 같아서 정리하자면...
대단한 작품이나 판타지를 기대한다면 실망하실 선택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만듦세는 고로의 전작인 어스시의 전설보다는 낫습니다.
따뜻한 2D의 화면과 배경음악, 스토리는 편한 기분과 낭만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배경음악이나 배경의 작화는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단점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다소 심심하게 느낄 수 있다는 거.
배경이 이해가 가지않은 최근의 분들에게는 고리타분할 수 있다는 것도...
디지털 상영이 없는데다가 초반 화면이 상태가 나빠서 시작부분엔 조금 화질이 불만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화면은 뒤로 갈수록 나아지는 건지, 적응하는 건지 몰라도 보다보면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하여튼 큰 기대를 않으신다면 명작은 아니라도 그런대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PS 1 : 시대가 그런건지 한국드라마가 자주 쓰는 막장요소가 일부 보입니다.
원래 일본영화나 드라마도 그런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만 지브리에서 그런 요소를 볼지는 몰랐네요.
구체적인 내용이나 그게 왜 자극적이지 않냐고 물으신다면 직접 보시면 알겁니다.
ps 2 : 이 애니의 유일한 반전은 OST입니다.
저만 그리 느낀건지 모르겠는데 광고에 나오는 OST의 분위기와 영화의 내용은 연관성을 모르겠더라고요.
느낌만을 봤을 때는 오히려 반전이라는 생각도 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