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극장에서 본 98번째 영화가 스팀보이였네요. 스팀보이는 사이버 펑크물로서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감독인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이 영화의 장르는 사이버 펑크물이 아닌 스팀 펑크라는 장르입니다. 그 배경이 되는 시대는 19세기 가상 영국입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외연기관인 증기기관의 발전이 19세기 말엽 최절정에 달하던 시기에 내연기관이 발전하면서 동력원이 교체되지만 스팀 펑크라는 장르는 내연기관이 발전하지 않고 외연기관인 증기 기관이 계속 발전하였으면 어떤 미래로 향했을까 하는 상상 속의 세계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아키라와 같은 난해함이나 철학적인 요소는 적고 엔터테인먼트에 주력하는 전적인 액션 영화 성격을 가지는 작품입니다.
아키라의 난해함을 기억하던 본인 입장에선 약간 의아하기는 했고 아키라가 보여주었던 철학이 실종되었다는 면에서 실망하는 관객들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토모 감독을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경우 대량의 자본이 투자될 수 밖에 없는데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큰 입장에선 철학적인 난해한 내용을 줄이고 최대한 흥행에 어필할 수 있게 작품을 만든 것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키라의 경우 거대 제작비를 들여 제작했지만 사이버 펑크물로서 일반 관객이 이해에 좀 난해한 작품이었던 지라 흥행이 지지부진하였고 극장에서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지 못하였고 그 제작비를 회수하는데 무려 5년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나마 TV와 비디오 판권 수입을 전세계 국가에 팔아서 꾸준히 조금씩이지만 수입이 들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비록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굉장한 스펙타클한 영상과 진행을 보여줍니다. 드라마 구성이 좀 너무 단순한 감은 있는데 스펙타클한 영상이 상당부분 커버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액션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청소년기 정도는 되는 관객이 봐야 되는 영화인데 문제는 장르 특성상 애니메이션이라서 극장 관람시에 초딩들이 많이 들어와서 떠들어 된 탓에 관람에 상당한 불편을 야기했던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오토모 감독이 어떤 인물인지 알면 절대 애들이 이해에 한계를 보일 내용일 것이라고 알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지요. 일본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본격 개방되고 5년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는데 당시에도 지금도 여전히 우라나라 기성 세대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