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극장에서 본 영화 99번째 감상글이군요. 대망의 100회를 앞두고 이번 감상영화는 킹콩(2000년대 리메이크작)입니다. 킹콩은 1930년대의 첫 영화가 나와서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1970년대에 한번 리메이크되고 2000년대에 다시 한번 리메이크됩니다. 제가 본 영화가 바로 2000년대에 리메이크된 킹콩인데 반지의 제왕 감독이 피터 잭슨이 처음 1990년대 중반부터 킹콩의 리메이크를 하려고 했는데 스튜디오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몇년을 허송세월하다가 결국 일단 킹콩 리메이크는 중지하고 들어갔던 차기 프로젝트가 바로 반지의 제왕 3부작 감독이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메가 히트로 이제 할리우드의 파워 엘리트로 부상한 피터 잭슨의 킹콩 리메이크 전권 제작 요구를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가 받아들이면서 킹콩이 드디어 제작되게 되는데요. 스토리는 1930년대 원작과 1970년대 첫번째 리메이크 작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어 큰 차이는 없고 단지 컴퓨터 CG와 특수효과의 발전 덕에 훨씬 세련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물론 발전된 컴퓨터 CG와 특수효과만이 아닌 감독 피터 잭슨의 파워 덕택에 1930년대를 재현한 뉴욕 도심 세트 수km를 호주 현지에 직접 지어 촬영하는 등 막대한 물량이 투입된 데다 반지의 제왕으로 검증된 피터 잭슨의 연출력까지 맞물리면서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 제작도 길어져서 제작비가 오버하자 피터 잭슨이 자신이 받기로 한 금액을 줄이는 등의 조치도 취하는 등 한마디로 대작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근데 영화가 개봉하려고 보니 2시간 40분에 달하는 영화가 되었는데 이렇게 되자 너무 영화가 길어져서 관객들이 지루할 우려가 있으니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간부들이 좀 편집 및 삭제하면 않되냐는 의견을 피터 잭슨 감독에게 내어놓았는데요. 피터 잭슨 감독은 이렇게 되면 영화 스토리의 개연성이 희생된다면서 30분 정도를 삭제한 버전과 완전 버전을 각각 할리우드 메이저 중역들에게 직접 시사하여 비교하라고 했고 그 시사회 결과 중역들도 2시간 40분 분량의 완전 버전이 좀 길기는 해도 30분 분량을 편집한 버전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인정하여 피터 잭슨 감독의 주장대로 완전 버전을 극장 상영하게 되었다는 여담도 있습니다.
영화는 반지의 제왕 급은 아니지만 잘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단지 좀 길어서 약간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제작사에게는 제작비를 너무 써서 상당한 흥행 성적에도 제작비를 회수하고 나니 크게 이익을 보지는 못한 작품이었지만요. 나오미 왓츠가 후반부에 흰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특히 기억에 남기도 했고 이 작품으로 겨우 나오미 왓츠도 할리우드의 스타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피터 잭슨의 이름값만 너무 믿고 과잉 기대했다가 약간 후회도 한 영화입니다.
잘 만든 블록버스터와 명작 수준의 중간 정도여서요. 본인의 영화를 보기 전 기대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같은 명작 수준이었는데 보고 나서 좀 긴데다 약간 지루한 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추천할 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은 논외의 여지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