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 영화는 미국의 컨트리 뮤지션 쟈니 캐시의 삶을 보여주는 앙코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컨트리 뮤직에 관심도 없고 인기도 없어서 사람들이 컨트리 뮤직에 대해 거의 모르고 저도 잘 모르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컨트리 뮤직이 서부 개척을 행하면서 뻗어나간 수많은 시골 백인들의 삶을 그리는 것이어서 일종의 보수적인 백인들의 국민 음악이라고 합니다.
흑인들의 소울이 노예로서 잡혀와서 고된 노동에 학대당하던 자신들의 고통스런 삶을 위로하던 음악이었다면 백인들의 컨트리 뮤직은 끝없이 뻗어가는 서부를 향하면서 역시 고된 노동으로 농장을 일구던 소농민들을 위로하던 음악이었다는군요. 물론 쟈니 캐시가 등장한 1950년대에는 이미 그런 면이 사라졌지만 쟈시 캐시도 1930년대의 대공황으로 어렵게 농장들에 모여살던 소농민 계층에서 성장해서 당시 백인 청장년 계층이 같은 음악 애호를 공유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는 쟈니 캐시의 폴섬 교도소의 콘서트에서 시작하여 과거로 돌아가 쟈니 캐시의 평생의 트라우마였던 어린 시절의 형의 사고와 사망, 이로 인한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점철된 그의 삶을 보여주고 이어서 군에 입대하였다가 제대하여 세일즈맨으로 살아가면서 음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가수로 성공의 길로 가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영화는 역시 전설적인 뮤지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다룬 레이와 달리 그의 인생 절정기인 사랑하는 준 카터와의 결혼 성공으로 끝나는데요.
레이 찰스가 그의 중년기까지 진행된 것과 다르기는 하지만 또한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 레이 찰스가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이 트라우마였듯이 쟈니 캐시는 어린 시절 형의 죽음이 트라우마였고 둘 모두 자신이 제대로 행동했다면 자신의 형제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죄책감을 가졌습니다. 이런 죄책감이 그들의 영혼에 상처를 냈지만 반대로 이 영혼의 상처가 그들의 음악에 커다란 성공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음악이 자신의 영혼 자체를 위로하는 존재여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으니까요. 동시대를 살았던 레이 찰스와 비슷하게 쟈니 캐시도 가수로 성공하자 그의 인기 상승과 반대로 마음은 고독에 시달렸고 이는 마약 복용과 중독으로 이어진 것도 레이 찰스와 비슷하지요. 레이 찰스와 쟈니 캐시 둘 모두 결국 마약 중독을 이겨내고 마약을 끊고 마는데 이 때 그들이 마약 중독을 끊으려고 한 것은 자신들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나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이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이 마약 중독을 이기는데 큰 공헌을 한 것도 정말 비슷합니다.
레이 찰스의 경우 결국 동생을 구하지 못한 자신을 용서하면서 자신을 구원하는데 쟈니 캐시의 경우는 비슷하면서 조금 달랐습니다. 레이 찰스는 아버지 없이 편모 슬하에서 자랐으며 동생인 빨래통에 빠져 익사한 케이스였는데 어머니가 레이 찰스를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이 자책감을 가졌던 케이스였던데 반해 쟈니 캐시의 경우 형이 당한 제재소 사고에서 동생인 쟈니가 놀려고 형과 헤어져 제재소를 떠났는데 형이 사고를 당해 형이 죽었던 것이엇습니다.
쟈니 캐시의 아버지는 너가 형과 같이 있었다면 형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비난했는데 언제나 형을 따랐던 쟈니 캐시로선 형의 죽음도 큰 상처였는데 이런 쟈니를 위로하지 않고 쟈니의 잘못만 대놓고 비난한 것은 쟈니와 아버지의 관계까지 완전히 망가뜨리게 됩니다. 가수로 큰 성공을 거두고 마약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결국 사랑하는 준 카터의 노력으로 마약을 극복하면서 가족 파티를 열게 되고 여기서 결국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요.
아버지의 비난이 자신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는지, 자신이 얼마나 형을 사랑했고 그래서 형의 죽음으로 슬픔에 정신이 없는 가운데 아버지의 비난이 자신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토로하고 결국 아버지가 그 당시의 자신의 행동이 심했다는 것을 사과하면서 갈등이 해결되고 두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던 준 카터가 결혼만은 거부하던 상황을 공개 구혼으로 설득해서 결국 둘은 결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에필로그로 후일담이 글로 삽입되는데 쟈니 캐시와 준 카터는 수십년을 해로했다는 것이지요. 이 영화는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레이와 정말 비교되는 영화입니다. 둘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레이와 앙코르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레이의 일대기가 그래도 더 위대한 것이 어쨌든 쟈니는 가난하기는 하지만 백인이고 어떤 신체 장애도 없었지만 레이는 흑인이어서 인종 차별에 시달리고 거기다 시각 장애인이어서 앞도 볼 수 없어 평생을 암흑 속에 음악에만 의존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쟈니 캐시도 음악 전기 영화로서 굉장히 잘 만든 영화입니다. 쟈니 캐시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완벽한 연기나 준 카터를 열연한 리즈 위더스푼 모두 훌륭한 연기와 노래 실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호아킨 피닉스의 경우 죽은 할리우드의 신성 리버 피닉스의 동생으로서 이전에도 글라디에이터에서 광기어린 연기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형의 죽음을 눈 앞에서 겪었던 그의 비극이 도리어 연기 인생에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지요.
이 영화에선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이 각각 쟈니 캐시와 준 카터의 노래를 불르는데 연기와 마찬가지로 노래도 훌륭하게 소화합니다. 단지 우리나라에선 별 인기가 없는 컨트리 뮤직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국내 인기의 한계를 가져왔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작품성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