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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 102. 무인 곽원갑
ksw0080 | 추천 (1) | 조회 (557)

2011-10-26 15:14

 이번 감상영화는 무인 곽원갑입니다. 무인 곽원갑이라면 처음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사실 은근 유명한 사람으로서 이소룡이 주연하여 유명해지고 이연걸이 주연을 맡아 리메이크 되었던 정무문의 주인공 진진의 스승입니다. 정무문의 주인공 진진이 일본 유학 중에 그의 스승 곽원갑이 일본인에게 독살되고 상해로 진진이 귀국하여 스승의 복수를 위해 투쟁을 시작하는 것이 정무문이 시작되는 내용이니까 이 영화는 정무문으로 이어진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역사대로 이 영화 무인 곽원갑의 마무리도 곽원갑이 일본에게 독살되는 것을 끝나니까 어떤 면에선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의 엔딩을 미리 알고 보았을 겁니다. 게다가 리메이크된 영화 정무문에서 곽원갑의 제자 진진을 연기했던 이연걸이 이번에는 진진의 스승 관원갑을 연기한다는 면에서도 이연걸에게도 이 영화는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영화 이야기와는 좀 벗어나지만 이연걸은 명성에 비해 성공한 영화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의 최대 성공작은 황비홍 시리즈였는데 황비홍 시리즈 주인공 황비홍은 변발은 하고 서양 문물이 들어오는 청 말기에서 전통 무술로 중국을 지키는 영웅이었습니다. 이연걸은 황비홍 캐릭터로의 이미지 고착을 우려하여 황비홍 4편부터는 출연도 거절하고 다양한 역을 소화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영화 중에 이연걸이 어색한 영화도 많았지만 또한 이연걸이 굉장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연걸이 황비홍을 연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을 뿐 다른 역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은 편이었고요. 그래서 그런지 결국 본인이 계속 피하던 청 말기 서양 세력의 침투 속에 나라를 구하는 변발을 한 무술 영웅 역할을 무인 곽원갑에서 다시 맡았습니다. 이때 이연걸은 이런 역은 이번 무인 곽원갑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요. 본인이 이런 역할로 묶이는 것을 여전히 원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출연작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팬들이 워낙 이연걸이 이런 역할로 나오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의미에서 출연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무인 곽원갑은 황비홍 시리즈와는 분명 다른 영화입니다. 황비홍 시리즈에서 주인공 황비홍은 이미 무술의 고수이면서 정신적인 성장도 이미 완벽하게 이루어진 영웅입니다. 그는 총을 쓰지 않고도 수많은 적을 쓰러뜨리는 절대적인 무술 고수로서 강력한 적을 그의 무술로 제압하고 정의를 실천합니다. 정신적으로도 완벽하게 정의를 행하는 영웅입니다. 그레 반해 무인 곽원갑의 주인공 곽원갑은 영화 시작시에는 덜 성장한 영웅입니다.
 
 무술 실력은 우수하지만 정신적으로 자기중심적이며 남을 내려다보는 한편 정의보다 세력을 넓히고 명성을 올리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한심한 인격을 가지고 있어 좋지 못한 성격을 가진 제자들도 세력을 넓히기 위해 받아들이던 인물이었습니다. 이는 이후 큰 문제를 일으켜 곽원갑은 한때 모든 것을 잃고 그런 충격으로 눈까지 일시적으로 멀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시련으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회개하게 되고 시력을 회복하면서 그는 진정한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이연걸이 연기했던 황비홍은 이미 성장이 끝나 있던 영웅이었고 이연걸의 무술 실력 덕에 이런 황비홍의 완벽함이 잘 어필했지만 이는 역으로 영화 내에서 인물의 성장이 없는 단선적인 영화 구조라는 한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럼에도 황비홍 시리즈가 순항한 것은 해당 사건과 지역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요. 1편은 상해, 2편은 광동, 3편은 북격이 중심이 되고 모두 외세가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지만 상대가 되는 적이나 의도가 다 달라서 황비홍의 활약에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는 소재만 바꾸어 작품 구조는 똑같은 재탕 영화를 양산하는 것이었고 이연걸이 그래서 4편부터는 출연을 거부한 것이었는데 무인 곽원갑의 경우 곽원갑은 물론 처음부터 뛰어난 무술가였으나 정신적으로는 아직 성장이 덜 된 인물로서 영화내에서 시련을 겪으며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 황비홍과 다른 점입니다. 이연걸은 자신이 박제된 영웅만이 아닌 성장하는 인물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어필하길 원했다고 생각되고요.
 
 어찌되었든 영화에서 곽원갑은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면서 도장을 열고 중국을 잠식하는 외세를 상대로 무술로서 외국 무술가들을 꺾으면서 중국의 자존심을 유지하고 이는 결국 중국을 침략하려던 일본에게 큰 걸림돌로 작용하여 영화 말미에 독살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는 그의 제자로서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정무문의 진진의 시대로 넘어가게 되고요. 이연걸의 변발을 한 무술 영웅을 마지막으로 보는 작품으로서 상당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연걸은 분명 한계는 있는 배우이지만 그렇다고 과소평가 받아야 할 배우도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에서 증명했습니다. 황비홍은 정말 이연걸이 아니면 불가능한 배역이었고 곽원갑으로 박제된 영웅이 아닌 성장하는 영웅이라는 복합적인 연기도 이연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