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리얼하게 대한민국 법정을 다룬 한국 영화가 또 있을까...(여러 의미로 말이죠)
"실제 공판 기록을 약간의 축약만을 거쳐 영화로 그대로 옮겨왔으며,
법정에서의 동선까지 리얼함에 신경썼다" 는 감독님의 말씀이 과연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맹렬히 비판을 가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하게 유지되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씁쓸하게 잘 맞물려있
고, 그래서 지나치게 무거워지거나 감정적으로 빠지는 오류를 피해간 듯 보입니다.
안성기, 박원상 두 주연 배우(특히 안성기)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제몫을 해주니 또 한층 영화가 살아나는 느낌이구요.
다만 "도가니"만큼(비슷한 맥락의 영화다보니 견주게 됩니다) 인위적이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진 않지만,
정도의 차이지 "부러진 화살"도 특정 부분 그런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법정이라는 작은 공간 속의 특정 사건을 다룬 영화지만, 참 넓게는 우리 나라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더군요. 그래서 이 영화의 파급력이 "도가니" 못지 않을 거란 예측도 조심스레 해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