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작품.
뭐 이따위 영화를 개봉하냐는 수모를 들어야 했던 작품.
별 반개도 주기 아깝다는 비아냥을 들으며 쓸쓸히 극장에서 막을 내린 작품.
극장에서 봤던 예고편을 봤을때 살짝 호기심이 동했었지만, 네이X 등을 비롯한 영화관련 사이트에서 영화팬들의 성토를 접하고 관람을 살포시 포기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심심풀이 땅콩처럼 시간이 남아서 컴터로 봤습니다.
"어라!! 이거 의외로 재밌네!!" <--- 요게 저의 솔직한 반응입니다.
극장에서 봤을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돈내고 극장왔더니, 어디서 이런 강아지풀뜯어먹는 영화가 있냐며 열받아 하셨겠지요.
이걸 영화라고 해야하는건지, 영화전공하는 학생들의 졸업작품이라고 해야하는지...
아니면 시간남아돌아 친한 영화인들끼리 재미삼아 만든 영화인지 심히 의심이 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저는 보면서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아~~~ 지루해. 지루해 더는 못보겠네. 영화 보는것 자체가 곤욕이네" 이런 게 없더라구요. 요즘 영화중에 저런 반응이 나오는 영화가 너무 많아서요 ㅜㅜ
분명 킬링타임으로 최고라고 해서 봤더니 정말 내 시간을 무참히 죽여버리는 느낌이 영화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영화보고 있는 내가 한심해지는 그런 영화들이 넘쳐나는 시대 아니겠습니까 ㅠ.ㅠ
그런데, 인류멸망보고서. 나름 재밌습니다.
오염된 고기를 먹는 장면을 볼때는 제가 다 구역질이 날 정도고, 류승범과 고준희(?)의 침범벅 쩝쩝 말캉말캉 후르릅 거리는 키스신은 참 리얼했구요. 열반에 오른 로봇의 대사는 뭔가 심상치 않은 포스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요. 8번 당구공이 지구로 배달되는 걸 보면서... 저거저거 착불인가? 착불 아니라 계산할때 돈내는거 였으면 과연 우리의 빵꾸똥꾸 소녀가 10원+2500원을 낸걸까?? 라는 헛생각을 하기도 하고. 역시 인터넷쇼핑은 충동구매를 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가르침을 받기도 했구요.(영화 보신분들만 아시리라 ^^)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봉준호의 어처구니없는 연기ㅋㅋ
류승범, 배두나, 송새벽을 보는 재미도 있구요. 곳곳에서 묻어나는 센스있는 유머도 볼만합니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남으신다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지루하지 않고, 뭔가 신선하고, 간만에 보는 청량제 같은 영화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