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영화관에서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두세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조커의 히쓰 레저를 이젠 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필름 아이맼쓰가 없어졌다는 점과, 과연 예고편에 나온 내용으로 잘 수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던 점이 있었습니다.
(필름 아이맼쓰가 지금의 디지털 아이맼쓰에 비해 엄청난 화질이라는 것은, 찾아보시면 많이 나옵니다. 물론 수익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2008년에 다크나이트 예매하는 날까지 꼬박꼬박 세면서 기다리고, 좋은 자리 잡으려고 애를 써서 봤던 필름 아이맼쓰였는데.
라이지즈를 필름 아이맼쓰로 볼 수가 없다니 속이 상하더라고요. 다른 나라까지 가서까지 볼 여력도 없고.
그러다가, 누나와 사촌동생들끼리 영화를 보러가게 돼서 공교롭게도 보게 됐습니다.
누나가 비긴즈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다크나이트는 나랑 같이도 봤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촌동생들은 아직 어리고, 전편들을 안 본 터라 좀 미안하더라고요;
저만 재미를 제대로 알 수 있으니.
아무래도 혁명!이란 게 굉장히 어려운 주제라 수습하기 어렵고 마무리짓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어쩔 수 없게도, 그렇게 된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제면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터라 실망도 크지가 않아서 다행이었달까요.
아메리카의 대테러 정책과 월가 점령, 보수와 진보 양쪽을 다루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어서 귀두가 주먹귀추가 주목됐는데요.
만약 영화에서 빗댄 그 말로만 외치는 혁명 나부랭이 꼬라지가 99%의 월가 점령을 뜻했던 것이라면 저는 참 기분 나쁘겠습니다.
그게 아니라 그냥 범죄자의 얼치기 혁명 따라하기에 대한 것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사람들의 공동행동이 꼭 무질서를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파탄적 무질서를 바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질서와 혼돈의 기계적 중립을 말하려고 했다고 해도, 그 비유 대상이 잘못 됐다고 얘기하고 싶고.
히쓰 레저의 조커가 더는 나올 수 없어서 그 누구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베인은 개인적으로 참 상당히 좋았습니다.
톰 하디는 써커 펀치와 인쎞션에서 봤는데, 여기선 방독면을 쓰고 있어서 과연 안에선 어떤 얼굴로 연기를 하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저는 저 목소리 연기가 좋았는데, 어떤 분은 목소리 크기가 너무 커서 합성같이 튀어보인다고 하는 분도 있고.
영원사랑님이 말씀하셨던, 역시 인쎞션에서 나왔던 유명한 마히옹 꼬띠아흐는 저도 그 이전부터 쭉 좋아하던 배우라서 그저 나온다는 걸로도 좋았습니다.
허수아비(Scarecrow스케어크로우)로 나왔던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도 역시 완전 소중하고.
주노 템플Juno Temple도 반가운 얼굴이었습니다.
한쓰 찌머의 음악 또한 여전히 잘 어울리게 멋졌습니다.
반전이 몇 가지 있었는데,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뱉맨이 바다로 핵폭탄을 가지고 간다는 영원사랑님의 낙서장 글을 읽고 간 터라, 그 장면 볼 때는 괜히 읽었다고 아쉬워했는데,
죽지않고 살았다는 반전이 또 있어서, 누설이 누설이 아니게 됐다는 게 다행이었네요ㅋ
핵폭탄과 함께 죽은 걸로 위장했지만 사실 살아있다는 반전은 신선하진 않습니다만, 마지막 박쥐야옹 뱉캩 연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좋게 봐주었습니다ㅎ
마히옹 꼬띠아흐가 탈리아 알 굴이었다는 건 전혀 모르고 가서 다행이었습니다. 호평은 받지 못 하고 있는듯한데 저에겐 괜찮았습니다.
존 블레잌이 롸빈? 혹은 2대 뱉맨?이 되는 것도 뭐 괜찮고.
그리고 머시니스트에서 피골이 상접한 해골이었다가 몸짱으로 쉽게 거듭나는 배우인만큼,
연골이 없어도 허리가 부러져도 금방 다시 날아다니는 배역을 맡는군요ㅋ
웨인 재벌은 무슨 줄기세포 기술이라도 있나봅니다.
도시 전체를 보여주면서 지하에서 폭탄이 펑펑 터져도 그다지 볼만하지 않았고, 경찰병력을 지하에서 구출하고 난 뒤에 범죄자들이랑 닥돌하면서 싸우는 것도 별로 볼만하진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앤 해떠웨이 야옹아가씨의 매력은 정말 잘 살려줬긴 한데, 눈의 호강은 좀 덜 시켜줬던 것입니다.
놀란 감독이 뭐 원래 여자배우 몸매 팔아먹기를 안 하고, 덤 같은 걸 잘 안 주긴하니까 어쩔 수 없죠.
던져준다면야 여캐 덕후들 더 난리났을 텐데ㅋ
같이 보는 사람들이 잘 알고 반응해줘야 재미가 더 할 때가 있는데, 이번엔 나만 피식한다든가 했던 듯합니다;
k04guy님이 말씀해주셨던 하인즈 워드에서 가장 술렁술렁거렸습니다ㅋ
냥가씨 : 우리 어머니께서 낯선 사람 차에 타지 말라고 경고해줬어My mother warned me about getting into cars with strange men.
박줘씨 : 이거 차 아냐This isn"t a car.
이런 거나,
박줘씨 : 주차권을 잃어버렸나봐요Must"ve lost my ticket.
주차도우미Valet Attendant : 아내분께서 손님은 탴씨를 타고 집에 갈거라고 하셨는데요(이미 냥가씨가 차 갖고 날랐다는 얘기)Your wife said you were taking a cab home.
박줘씨 : 내 아내가요My wife?
이런 데서는 배경지식 필요없이 피식피식 웃을 수 있는 부분인데.
(말하면서 뒤돌아보니 냥가씨가 사라지고 없자.)
박줘씨 : 그게 이런 기분이었군So that"s what that feels like.
하는 장면이나 괴물 악어Croc크랔 얘기하는 장면은 사람들이 잘 안 웃어주더라고요.
주식 거래소에서
거래원 : 여긴 훔칠 돈이 없어요There’s no money here to steal.
맹덕맹독 : 그럼 너희는 왜 여기(서 훔치고)있는데Then why are you here?
이 장면도 시원했죠.
뱉캩 뽀뽀하기 전에 우리 둘다 등신인가봐I guess we"re both suckers.도 기억에 남는 대사네요.
깨알같은 재미 또 뭐 있으셨나요?
덧글로 좀 달아봐주세요.ㅎ
뭐 영화관 자막이야 언제나 오역으로 까이지만, 기억에 남는 것 중에 이게 있더군요.
중정요원 : 내가 (방독면 모양)보조기를 떼면, 네가 죽을까If I pull that off, will you die?
맹덕맹독 : 극심하게 고통스러울거야It would be extremely painful…
중정요원 : 덩치가 그렇게 크잖아 (엄살이냐)You"re a big guy.
맹덕맹독 : …(나말고) 네가 (극심하게 고통스러울거야)for you.
for you를 감히로 번역해놨던데.
앤 해떠웨이, 보여줄 게 많은 배우던데ㅋ
굳이 벗는 게 아니더라도, 신사력 높은 므흣짤 좀 만들어주지 놀란 감독ㅠ ㅇㅠ
캩우먼 가슴이나 엉덩이 부각시켜주는 짤이 없다는 게 아쉽네요.
잘 알려진 것도 있지만.
브라없이 비치는 옷이라니, 당당해서 좋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