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올리는 감상영화는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입니다.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할리우드에 진출하였다가 돌아온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중국 경제의 발전으로 중국 영화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 거대한 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아시아 각국이 협력하는 블록버스터 공동 프로젝트가 연이어 계획되어 제작되게 되는데요.

 

 아시아 각국이 한자 문화권인지라 중국 고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중국 고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쟁 블록버스터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현대의 정치적 대립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중국과 홍콩, 대만과 일본, 한국에서 모두 상영이 가능하기에 아시아 각국의 투자사가 투입 자본을 분담함으로서 거대한 제작비의 리스크를 분산 감수하는 것이 가능해졌고요.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투자사들의 협력으로 삼국지 시대의 최고의 전투였던 적벽대전을 영화화하기로 하고 이 투자사들의 요청을 받아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는 홍콩과 대만, 한국과 일본의 투자사가 제작비를 각각 분담했고 아시아 공동 프로젝트였기에 중국과 홍콩과 대만, 일본과 한국 배우를 캐스팅할 계획이었는데요. 원래 유비 역으로 주윤발, 제갈 공명 역에 양조위, 조조 역에 일본의 와타나베 켄, 조운 역에 정우성, 손상향 역에 조미가 캐스팅될 계획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중국의 영웅인 조조를 일본인이 한다는 것에 중국 여론이 극도로 반감을 드러내면서 와타나베 켄의 캐스팅은 취소되고 유비 역의 주윤발도 스케줄 문제로 결국 유비 역을 거절, 제작 스케줄이 캐스팅 문제로 꼬이다보니 조운 역의 정우성도 한국 영화 "놈놈놈"으로 출연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중국 배우인 장풍의가 조조 역, 조미가 손상향 역, 홍콩 배우인 양조위가 제갈 공명 대신 주유 역을 맡고 대만 배우인 금성무가 양조위 대신 제갈 공명 역을, 장 첸이 손권 역을 맡았으며 린즈링이 소교 역을 맡게 됩니다.일본 배우인 나카무라 시도우가 중국인들의 반감이 적은 오의 맹장 감녕 역에 캐스팅되게 되지요. 한국만 빼고는 어찌되었건 아시아 공동프로젝트 답게 투자한 각국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삼국지연의에 충실한 편인데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 내용 자체가 굉장히 길게 묘사되기 때문에 도저히 영화 한편으로 축약하는 것은 영화를 망친다는 판단하에 영화 2편을 동시 제작하되 나누어 개봉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영화 제목 그대로 이 거대한 전쟁의 도입부로서 조조의 대군의 남하로 인한 형주의 함락과 이어진 유비의 도주 및 유비와 손권과의 대 조조 전쟁에 대한 치열한 협상 끝에 적벽대전이 벌어지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그립니다.

 

 삼국지연의 내용 자체를 꽤 상세하게 묘사했는데 단점이 삼국지연의와 거의 똑같게 내용 전개가 된다는 점이랄까요? 삼국지연의를 읽으신 분은 그냥 책으로 본 내용이 똑같이 화면으로 나온다는 점에 위안 삼아야 할 겁니다. 적벽대전 직전 양쪽의 함대가 장강을 사이에 두고 주둔하여 서로를 마주보는 것에서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이 1부는 사실상 하나의 영화의 도입부만을 뚝떼어 놓았다는 느낌을 들게 만듭니다. 이 영화의 가치는 2부를 보기 전의 프롤로그라는 점인데 그런 면에서 하나의 영화로서는 치명적인 약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1부과 2부를 같이 보지 않는다면 전혀 가치가 없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