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상영화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하고 휴 잭맨과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오스트레일리아입니다. 제목 그대로 호주 출신 감독이 호주 출신 할리우드 남녀 스타 휴 잭맨과 니콜 키드먼을 주연으로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인데 영화 전반부는 서부 영화, 후반부는 전쟁 영화이고 전체적으로는 멜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보니 자세하게 영화 스토리를 적게 되었는데 이후 영화를 보실 분은 아래 부분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배경은 2차 대전 직전으로 시작하여 본격적인 태평양 전쟁 시작까지의 호주입니다. 니콜 키드먼은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영국 귀족 출신의 아름다운 미녀 레이디 애쉴리 역이고 애쉴리에게는 개척지 호주에 대규모 목장을 가지고 있는 남편이 있는데 남편은 호주에서 거주하면서 목장을 경영하고 영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애쉴리는 남편에게 목장을 팔고 영국으로 돌아오라고 요구하지만 남편은 호주에 매료되어 그럴 생각이 없고 결국 애쉴리는 남편과 직접 대화로 해결하려고 척박한 호주로 무려 지구 반바퀴를 도는 선박 여행에 나섭니다.
호주 북쪽 다윈 항에 도착한 애쉴리는 남편의 목장 관리인인 잭 클렌시의 마중을 받게 되는데 휴 잭맨이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잭 클렌시 역입니다. 애쉴리는 잭과 다윈 항에서 충돌하지만 목장으로 가는 여행 중에 척박하지만 장대한 호주의 자연 풍광에 한편으로는 질색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감탄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착한 목장에서 애쉴리 도착 직전 사망한 남편의 시신을 보게 되지요.
애쉴리는 남편의 죽음에도 목장의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결심하고 목장의 빚을 갚기 위해 과감하게 목장의 소들을 다윈 항으로 몰고가는 여행을 잭과 함께하는 모험에 나서고 여러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결국 다윈 항으로의 대규모 소떼 이동을 성공시키고 여행 와중에 잭과도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 대목장의 주인에게 자신의 목장 주인이던 남편이 대목장 관리인에게 살해당한 것을 항의하여 사사건건 자신의 목장 일을 방해하던 대목장 관리인을 해고하게 만들지요.
그리고 대목장 관리인과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눌라를 자신의 아이로 입양시킵니다. 애쉴리는 불임이었기에 이 눌라를 자신의 아이로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 잭은 떠돌이 성향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여 소떼 이동을 따라 1년에 몇달씩은 목장을 비우지만 이런 현실도 애쉴리는 받아들여 애쉴리와 잭은 동거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결국 애쉴리 목장 이웃에 있던 대목장 주인은 대목장 관리인에게 살해당하고 대목장 관리인은 살해된 대목장주의 딸과 결혼하여 애쉴리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웁니다.
대목장주가 된 대목장 관리인은 애쉴리의 양아들이 된 자신의 친아들 눌라를 빼앗아 원주민을 교육하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버리고 아들을 돌려달라는 애쉴리의 애원에 목장을 넘겨달라고 강요하는데 이 와중에 2차 대전이 격화되어 일본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일본군 연합 함대 항모전단의 다윈항 공격에 애쉴리와 잭은 휩쓸리게 되지요.
진주만을 기습하여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일시적으로 전투불능으로 만든 일본군 연합함대는 바로 필리핀과 싱가포르로 진격합니다. 싱가포르를 지키던 영국 함대를 폭격기를 동원하여 간단하게 전멸시키고 인도네시아를 방어하던 네덜란드 동인도 함대도 일본군 연합함대의 함모전단에서 발진한 폭격기와 뇌격기의 공격에 모두 격침당하는데 바로 그 다음에 호주가 연합 함대의 목표가 됩니다.
호주 다윈항에 정박중이던 영국 함대는 그래도 이렇게 먼 지역까지 일본 함대의 공격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연합 함대의 과감한 장거리 원정 공격으로 연함 함대 항모 전단에서 출격한 300대가 넘는 폭격기와 뇌격기의 공격에 다윈에 정박 중이던 영국 함대는 전멸하고 다윈 항도 초토화됩니다. 이 와중에 잭은 기숙 학교로 보트를 몰고 가서 그 곳에 수용되어 있던 애쉴리의 눌라를 포함한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진 아이들을 구해내게 됩니다.
전쟁터가 된 다윈항에서 아들을 걱정하던 애쉴리는 무사히 아이들을 구해내어 돌아오는 잭을 포옹하고 일본군의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초토화된 다윈 항을 떠나 잭과 아들과 함께 자신의 목장으로 피난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쓰다보니 너무 영화의 스토리를 자세하게 적었네요. 근데 이 영화를 비판하자면 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보니 영화가 정말 길기도 하고 다른 영화 두편을 붙여놓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분명 영화는 전반부는 서부영화, 후반부는 전쟁영화로 나누어집니다. 당시 현실이 그렇다고 보면 그럭저럭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 영화 전체에 멜로 영화 내용이 들어가고 더불어 호주의 과거 애보리진 차별이 영화 전체를 관통합니다.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감독이 하려는 이야기를 과다하게 넣어서 과유불급이 되었다고 할까요? 물론 제가 호주인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 이런 평가에 한 요인이기는 합니다.
호주인들, 특히 호주의 백인들과 원주민인 애보리진들은 이 영화의 느낌이 분명 다를 테니까요. 하지만 한 영화에 너무 많은 내용을 우겨넣으려다가 영화의 밸런스가 좀 깨진 감은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이런 문제를 보완했는데요. 이 영화에서 애쉴리나 잭 만큼 중요한 배역인 눌라 역에 전에 전혀 연기 경험이 없다는 애보리진 소년 브랜든 월터스는 정말 믿기 힘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어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이 자신의 조국의 역사를 보여주려는 과도한 야심에 연출이 조금 아쉬웠는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과유불급이 이 영화를 그나마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스토리를 전개가 관객에게 이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어서 과도하게 긴 스토리를 과유불급에도 하나의 영화에 잘 밀어넣었지만 그래도 처음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쳤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의 미덕은 니콜 키드먼의 미모가 빛을 발한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나이가 있던 니콜 키드먼이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미모는 대단합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금발 미녀의 외모를 과시하는데 이 작품 이후 자신의 나이에다 임신과 출산 등이 겹치면서 미모가 죽기 시작합니다. 영화가 너무 길고 조금 과유불급인 내용만 아니었다면 니콜 키드먼의 미모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을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