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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 154. 도둑들
ksw0080 | 추천 (4) | 조회 (573)

2012-10-08 18:08

 드디어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감상문이네요. 제가 영화관에서 154번째로 본 영화가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도둑들"입니다.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하여 데뷔작만으로 충무로 최고의 상업영화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은 최동훈 감독은 이후 "타짜"로 그 명성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했는데요. 한번 쉬어가는 의미에서 판타지 영화도 시험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던 "전우치"는 흥행은 "타짜"에 조금 못 미치고 두편의 전작들에 비해 별로라는 평을 받았고 그래서 최동훈 감독은 자신의 네번째 영화로 안전하게 자신의 주특기인 케이퍼 무비로 돌아왔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네번째 연출작인 "도둑들"은 또한 아내인 프로듀서와 같이 설립한 회사 케이퍼 무비의 창립작이기도 해서 최동훈 감독에게 익숙한 케이퍼 무비를 제작 연출하여 스케일은 커졌으나 최동훈 감독의 케이퍼 무비 전작들인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에는 조금 못 미친다는 관객평을 받았는데요. 케이퍼 무비로서의 완성도는 확실히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보다 좀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이 애초에 액션 영화로도 만들고 싶다는 의도가 있었다는데 영화 전반부가 케이퍼 무비로, 영화 후반부는 액션 무비로서 나뉘는 것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케이퍼 무비를 좋아하던 관객들로선 케이퍼 무비로서의 완성도를 일부 포기하고 액션 영화로서의 비중이 꽤 커진 "도둑들"이라는 영화의 특성에 불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케이퍼 무비로서나 액션 무비로서의 결합이 나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케이퍼 무비로서만 보면 좀 매너리즘을 느낄 수도 있어보였는데 최동훈 감독 본인이 케이퍼 무비만 주구장창 만들어 아이디어가 부족해진 것일 수도 있고 케이퍼 무비만 하는 것이 지겨워서 아내와 영화사를 차린 입장인지라 안전한 선택도 해야 하고 본인은 케이퍼 무비보다 액션 영화를 하고 싶고 그래서 케이퍼 무비와 액션 무비의 결합을 추구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케이퍼 무비에 대한 집중력은 좀 부족했을 수 있고 이런 면에서 완성도가 약간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래도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 10여명이 넘는 영화치고는 각작의 스토리가 주 스토리와 잘 결합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 영화는 복수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점에서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인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와 같은 내러티브를 가지고요.
 
 영화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케이퍼 무비로서의 완성도가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보다 떨어지는 면도 있었지만 후반부의 총격신과 김윤석의 와이어 액션신이 보여주는 생동감이 전반부의 케이퍼 무비와 너무 이질적인 점도 관객에게 거부감을 일으킨 면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총격신이나 와이어 액션신만 따지면 완성도가 대단했지만 전반적으로 갑자기 영화 분위기가 바뀌는 면은 있었으니까요.
 
 사실 일개 도둑이 킬러들 여러명을 거느린 범죄조직의 보스를 그렇게 상대한다는 것이나 부산에서 경찰 특공대를 상대로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킬러들에게 엄청난 총격적을 벌이며 발리는 장면이나 그 차체로는 말이 되는 것 같은데 실제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 무리한 설정이었습니다. 액션의 완성도가 높고 스피디한 진행으로 그런 의아함을 줄였지만요.
 
 해운대의 천만 관객 이후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둑들"의 나쁘지 않은 완성도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과 대동소이한 최동훈 감독이 만든 그냥 무난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것도 역시 최동훈 감독도 자신이 세운 회사의 첫 영화이고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여서 흥행에서 안전하게 가느라 그랬지만요.
 
 하지만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를 본 관객 입장에선 아쉬웠던 것이 이 작품에 대한 혹평이 나왔던 이유였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분명 나쁘지는 않습니다. 단지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보단 좀 떨어질 뿐이었는데 최동훈 감독의 이름값으로선 이 정도의 완성도도 격찬을 이끌어낼 수 없을 정도로 최동훈 감독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이죠.
 
 하지만 분명 "도둑들"은 생각없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충분히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