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로 인해 무척이나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007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제작한 새로운 시리즈인 스카이 폴을 관람했습니다.스포 방지를 위해서도 최대한 빨리 봐야했죠.
이번에도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러스에 이어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로 등장했습니다.전작 퀀텀 오브 솔러스의 실패 이후 007주인공에서 하차한다는 얘기도 돌았지만 재계약에 성공을 했죠,스카이 폴의 후속작에도 계속해서 본드로 나올겁니다.
2000년대 이후 007의 영화 시리즈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죠.특히나 본 3부작의 대성공은 기존 첩보물 영화를 완전히 뒤흔들어놓았고 007시리즈는 구시대의 퇴물 소리도 들었습니다.그래서 골든아이,네버다이,언리미티드,어나더데이까지 007로 활약했던 피어스 브로스넌 대신 다니엘 크레이그를 새로운 007로 캐스팅했고 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이 역력한 카지노 로얄을 만들었죠.
까마득한 후배의 영향을 받은 셈이지만 카지노 로얄은 성공을 거뒀고 후속으로 퀀텀오브솔러스가 제작되면서 당초 목표대로 3부작으로 가는듯 싶었습니다.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기존 영화속의 본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을 거칠면서도 사실적인 액션 연기로 이겨냈습니다.사실 영화속의 플레이보이이자 항상 여유가 넘치던 007은 원작 소설에서의 냉철한 첩보원 007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죠.오히려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007이 원작 소설에 가깝다는 평도 있었구요.
그렇지만 퀀텀오브솔러스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실패했고 결국 애초 예정되었던 퀀텀오브솔러스의 후속작을 갈아엎고 스카이폴로 새롭게 다시 시리즈의 방향을 잡은 셈입니다.
영화 자체는 괜찮습니다.중반 이후 다소 루즈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때문에 화끈한 액션씬을 기대하는 분들한텐 별로일 것이고 사람들마다 평도 엇갈립니다.오프닝에서의 액션씬은 정말 화끈했기에 좀 기대를 했는데 갈수록 루즈해지더군요.그리고 카지노 로얄이나 퀀텀오브솔러스가 원작 소설에 더 가깝긴해도 기존의 영화 007에 익숙했던 사람들한텐 낯설었을텐데 영화팬들을 위한 서비스 장면들이 이번 영화에 쏠쏠하게 나옵니다.냉철하던 다니엘 크레이그도 좀 능글거리는듯한 모습도 보여주구요.(물론 기존 007의 배우들이 보여줬던 여유로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멉니다.)
어느 영화보다 MI6의 보스인 M의 존재감이 큰 것도 특징인데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영화에서 본드걸들의 존재감은 희미합니다.영화가 끝날 무렵에 깜짝 놀랄만한 장면도 나올것이구요. 그리고 감독인 샘 멘데스가 자기가 영향을 받은 영화들의 흔적을 군데군데 남겨놓았더군요.다크나이트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는데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대사가 영화 도중에 튀어나오기도 하구요.이밖에 지옥의 묵시록이나 나홀로집에가 연상되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스카이폴의 후속작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들고 싶어한다는 루머도 돌던데 놀란 감독과 007의 만남이 어떨지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정말 놀란이 007의 감독이 된다면 액션 연출은 좀 아쉽지 않을까 싶네요.어쨌든 이번 영화를 통해 50년 역사의 007이 역사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21세기에도 계속되어야할 당위성을 확실히 잡아줬다고 봅니다.올해 나온 영화중엔 확실히 수작이라고 보여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