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내가 살인범이다] 국내 영화 액션의 진일보
tomoya | 추천 (0) | 조회 (796)

2012-11-12 15:57

 주말을 이용하여 씨쥐뷔를 다녀왔습니다.
  
 [내가 살인범이다]가 입소문이 나쁘지 않아서 보러갔더랬죠. 그런데, 쇼박스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씨쥐뷔에서는 관을 하나밖에 확보하지 못한것 같더군요.
 
 송중기의 늑대소년이 제일 많았습니다. (참고로, 늑대소년도 평점은 좋습니다. 송중기 팬들이 좋게 평가한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좀 더 큰 상영관에서 보고 싶었는데, 씨쥐뷔에서 좋은 관을 배정 안한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그냥 봤습니다.
 
 감히, 최근 몇년간의 한국 액션 영화중 액션만큼은 손에 꼽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중반에 자동차 추격씬이 나오는데 할리우드 A급 액션영화 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작위적이긴 하지만 반전도 흥미롭습니다. 
 
 영화예고편에서는 연쇄 살인범이 공소시효가 지나고 세상에 나타난다는 짤막한 예고만 했을뿐이지만 영화 내용은 훨씬 복잡하고 인물들간의 얽히고 ㅤㅅㅓㄺ힌 관계도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 [간첩]이 생각나더군요.
  
 영화가 보여줄게 없으니 예고편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다 보여줘버린 경우였죠. 
 
 염정아나 김명민 변희봉의 개그멘트 중에 가장 반응 좋을 것 같은 것들로 예고편에 쫙 깔아놓고, 본편에서는 그 이상의 것은 전혀 없는... 관객들이 예고편이 다였다고 말했었죠.
 
 그에 반해 내가 살인범이다는 감독이 각본까지 썼는데, 스토리에 대한 자신감과 영화 속 디테일한 면에서도  탄탄하고 보여줄게 많다고 확신했는지 예고편에 비해서 영화가 정말 충실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괜찮았습니다. 정재영이야 항상 평타 이상은 해주는 배우이고 박시후가 걱정스러웠는데, 원체 이미지가 차갑고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배역을 잘 소화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후한 평을 해주고 싶은데, 딱 한가지...영화를 보고 이틀이 지났음에도 찜찜한 게 있습니다.
 
 내가 살인범이다를 어떤 기자는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액션영화라고 평했습니다.
 저 역시 위에 썼듯이 100% 동감합니다.
 
 그런데, 정말 께름찍한게.... 영화 후반에 본 얼티메이텀에서 나왔던 장면과 똑!!!! 같은게 하나 나옵니다.
 
 본 얼티메이텀에서 최고의 액션장면이라 생각하는 기차역에서의 저격씬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정말 제가 다 낯부끄럽더군요. 
 
 분명히 감독도 본시리즈를 봤을거라 생각합니다. 액션영화 만드는 사람이 본 시리즈 안봤을리 없죠. 
 더더군다나 카메라 움직임이 본 슈프리머시나 얼티메이텀에서의 특유의 카메라 워킹과 매우 흡사합니다.
 
 카메라가 복잡하게 흔들리고 화면전환을 수도없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도 느껴집니다. 
 
 카메라 움직임을 비슷하게 하는 것이야 상관없다고 보지만, 그 한 장면을 그대로 빼꼈다는 생각이 영화를 B급 영화로 만들어 버렸다는 느낌마저 갖게하더군요. 
 
 스토리 좋고, 배우들 연기력 좋고, 반전 좋고, 액션도 괜찮은데... 왜 그 한장면을 따라했어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연출을 하는 사람의 자존심에 상처입는 짓을 왜 스스로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
 
 박찬욱 감독이 예전에 그런 얘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머릿속에서 생각해서 영화에서 쓰려고 했던 장면이 있는데 그걸 반지의 제왕에서 먼저 썼답니다. 그래서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장면을 없애버렸다고 하더군요.
 
 내가 살인범이다.. 참 괜찮은 영화인데 옥의 티가 좀 커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영화 보실분들은 망설이지 않으셔도 될것 같습니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보고 오실 수 있을겁니다. (단! 기분 유쾌한 영화는 아닙니다. 추격자 처럼 재밌는데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