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영화 또하나의 기대작 신세계를 보고 왔습니다.
이정재-최민식-황정민...이름만 들어도 포스 넘치는 세 배우의 연기대결로 개봉전부터 엄청난 화제였죠.
하정우-한석규-류승범의 베를린 라인보다 위의 신세계 라인의 세 배우가 주는 무게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당거래 &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맡았던 박훈정 감독의 연출이 어떨까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자냄새 물씬 풍기는 느와르로 묵직한 직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무간도 비스므리 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만 영화보면서 무간도가 생각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잘빠지고 무게감있는 느와르라고 봐도 손색없습니다.
제가 좀 아쉽다 생각했던 부분은 영화의 마무리였습니다.
영화의 큰 줄기가 지나가고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마무리가 질질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3/4 까지는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의 머리(예상)보다 반박자 빨리 흘러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줄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겠구나... 에이~ 뻔하지 뭐!!" 이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거죠.
그런데, 마지막 1/4 은 좀 뻔히 보이는 구석이 있습니다. 어디선 본듯한 류의 반전, 식상한 반전이랄까요.
그래서 더 아쉽더라구요.
묵직하고,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마지막에 가서 B급 영화의 반전을 택해서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ㅠ.ㅠ
영화가 나름 괜찮다보니 마지막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졌나봅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한마디 적어봅니다. ^^;
이정재는 슈트빨로 영화 내내 간지(일본말 죄송 ㅠ.ㅠ)가 좔좔 흐릅니다. 그나이 먹어서도, 또 그렇게 잘생긴 얼굴이 아님에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연기도 좋았습니다. 차분하지만 감정표현을 억제하며 내보여야 하는 역할인데 잘한 것 같습니다.
최민식의 연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어찌보면 영화에서 가장 특색없는 역할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최민식이 역할상으로는 가장 손해보는 느낌이랄까요. 핏대세우며 연기하는 장면도 없고, 그야말로 세월에 치이고치여 무념무상의 직업인으로서의 노장 형사를 연기하는데요,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스크린에서 무게감을 드러내는데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영화의 진짜 주인공. 황정민!!!!!
아마 영화보신 분들 대부분은 영화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배우는 황정민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그만큼 출중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정 청" 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양아치+냉혈한+보스다운 전략가+인간적인 정...까지... 캐릭터가 가진 모습 자체가 다양하다보니 영화보는 내내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모두 황정민이 가져갔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같이 본 여자사람이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최민식은 묻히는 느낌, 황정민은 이 영화로 상이라도 몇개 받을 것 같은 느낌, 이정재는 걍 멋쪄~♡ ㅡㅡa
그래서 저는 황정민 만큼이나 최민식이나 이정재의 연기도 못지않게 좋았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
이상 국산 느와르의 신세계를 나름 열어젖히려 했지만 신세계가 아직 온 것 같지는 않았던 영화 "신세계"였습니다.